시류에 휩쓸리지 않는 우직한 이북음식점. — 이북음식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집을 절대 놓치지 않길 바란다. 도곡동에 있는 이북음식점 <담온>. 방문 전엔 그저 단정한 만두전문점 정도로 생각했는데, 방문해보니 왜 이제서야 왔을까 싶을 정도로 멋진 점들이 많은 곳이었다. 이곳은 개성이 고향인 어머님을 둔 심상일주방장님이 아드님과 함께 운영하는 곳이다. 일흔을 목전에 둔 1대 주방장님은 아직도 매일 새벽 네시에 출근해 육수를 내고 만두를 빚는다. “정직함을 빚는다”는 식당의 캐치프레이즈처럼, 음식의 맛을 보면 좋은 재료들로, 시간을 들여 만들었음이 느껴진다. 이곳의 물막국수는 요즘 유행하는 냉면과는 결이 많이 다르다. 최근의 냉면들을 보면 육향이 짙고 염도가 높은 육수에 얇은 면을 사용하는 것이 트렌드인데, 이곳은 반대로 하얀 종잇장 같은 육수에 도톰한 면을 사용한다. 슴슴함과 단아함이 공존하는 냉면이다. 만두도 고기나 인위적인 조미료의 사용을 줄이고 두부와 숙주나물로 주로 속을 채워 담미의 극치를 느낄 수 있다. 초당 두부부침이 정말 걸작인데, 기름에 단단하게 구운 껍질과 부드럽게 녹아내리는 속의 대비가 끝내준다. 냉면은 음식의 냉기를 손으로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스텐 그릇에 담겨 나오는데 반해, 접시만두와 두부부침은 온기를 오래 유지할 수 있도록 미리 데운 놋그릇에 담겨 나온다. 오래동안 가시지 않는 접시의 온기에서 식당의 깊은 마음이 전해져왔다. www.instagram.com/colin_beak
담온
서울 강남구 논현로28길 33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