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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in B

추천해요

9개월

김치찌개도 주인공이 될 수 있다. — 김치찌개는 어느 순간부터 내가 식당에서 가장 기피하는 음식이 되었다. 뚝배기에 중국산 김치와 짜투리 고기 몇 점을 넣고 조미료로 맛을 낸 김치찌개는 내게 ‘그저 살기 위해 먹는다’는 기분이 들게 했다. 한국도 집에서 더이상 요리를 하지 않는 시대로 넘어가고 있기 때문에 우리네 밥상에서 흔하게 접하던 김치찌개, 된장찌개, 제육볶음 같은 음식들에 대한 외식 수요도 앞으로 점점 커질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막상 이런 음식들을 맛있게 내는 식당들은 거의 찾기 어렵다. 그런 의미에서 <1971김씨네>는 무척 반가운 식당이다. 이곳은 명품 김치로 한 때 인스타그램을 뜨겁게 달궜던 고깃집 <다람>의 가족분들이 낸 식당으로, 김치찌개와 제육볶음, 생선구이 같은 일상식을 주로 낸다. 오픈 소식을 듣고 궁금했던 차에 마침 근처에서 손님들과 간단히 식사할 일이 생겨 방문해봤다. 결론적으로, 기대보다 훨씬 좋았다. 특히 꽁치김치찌개는 손에 꼽을 정도로 맛있었다. 김치에 꽁치, 버섯, 양파 등 특별할 것 없는 재료들을 넣고 끓여냈는데, 김치 자체가 명품이다 보니 김치찌개의 가치도 높아졌다. 그간 백반집의 얄팍한 김치찌개에서 받은 상처를 힐링하는, 맑지만 깊은 국물. 밥도 밥솥에서 바로 퍼주고, 김도 일일이 구워서 낸다. 고등어는 생물을 초벌 없이 바로 구워낸다. 이렇게 공을 들이다 보니 음식 나오는 속도가 늦다는 단점이 있었지만, 그게 그렇게 밉게 느껴지지 않았다. www.instagram.com/colin_beak

1971 김씨네

서울 강동구 양재대로85길 29 유봉빌딩 1층 102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