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의 소고기 가든. — 1980년대 강남에 꽃피웠던 가든형 소고기집을 한남동에 재현했던 <유엔가든>이 ”21세기 강남“ 판교로 거처를 옮겨 다시 문을 열었다. 판교 유엔가든은 ‘해봉정육’, ‘숙성육관’에 이은 주식회사 <이정>의 세번째 작품. <이정>은 ‘부첼리하우스’, ‘노란상소갈비’를 만든 김경원 대표님과 육류 유통 베테랑 이동진 대표님이 손을 잡은 회사다. 앞서 언급한 식당들을 가본 사람은 알겠지만, 얄팍한 상술로 승부를 보는 회사가 아니다. 이 회사는 소 구매부터 매장 판매까지 일련의 과정을 혁신하여 ”더 싸고, 더 맛있는 고기“라는 본질적 가치를 높이는 데 집중한다. 또한 직접 담군 갈치김치, 시골 집된장으로 끓인 된장국 같이 사람 냄새 나는 음식을 만든다. 유엔가든에서는 이정에서 가져오는 질 좋은 소고기 중에서도 가장 좋은 고기들이 판매된다. 시그니쳐인 생 차돌박이는 마블링이 꽃처럼 예쁘게 피어있는데, 치아를 튕겨내는 탄력감이 정말 인상적이다. 평소 기름진 부위를 싫어하는 딸이 차돌박이를 이렇게 많이 먹는 건 여기서 처음 봤다. 또다른 시그니쳐는 등심로스구이. 1980년대 스타일로 레트로 컷팅한 등심은 소금만 찍어 먹어도 맛있지만, 밥 한 술 크게 떠서 콩잎, 갈치김치, 파김치 등을 곁들여 촌스럽게 먹어야 제맛이다. 이어서 은은한 양념을 입은 라갈비에 강된장 느낌의 소고기 된장찌개까지 등장하니 환장의 대폭식 패밀리 파티가 열린다. 고기 구워 주신 이모님께 들으니, 유엔가든 팬들은 한남동에서도 찾아오고 내가 간 날 점심에는 같은 자리에서 미식가 J회장님이 식사하고 가셨다고. 판교에 사는 신도시 아재들과 카카오를 비롯한 테크노밸리 로동자들은 가족외식, 회식 장소로 이 집을 꼭 기억해 두시길! www.instagram.com/colin_beak

유엔가든

경기 성남시 분당구 동판교로177번길 25 아브뉴프랑 판교점 1층 129~131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