뻔한 맛에 지친 당신을 구원할, 프렌치 이자카야. - 솔직히 고백하자면, 요즘 서울의 이자카야 씬에 좀 지쳐있던 참이었어요. 어딜 가나 비슷한 메뉴와 예측 가능한 맛의 반복이었거든요. 그 권태로운 틈새로 아주 흥미롭고 낯선 존재가 파고들었습니다. 합정동 루우츠입니다. 오랫동안 일식을 다뤄온 이명진 셰프님은 미슐랭 1스타 프렌치 오프레를 거쳐 도쿄 시부야의 현장감을 흡수하고 돌아오셨어요. 이 독특한 여정은 그의 요리에 바탕이 되어, 일식이라는 탄탄한 토대 위에 프렌치의 문법을 아주 적극적으로 입혀냅니다. 정체성이 가장 명징하게 드러난 건 아귀 룰라드였어요. 탱글한 아귀 살을 닭 껍질로 감싸 말아낸 뒤 진한 닭 육수 쥬드볼라이를 곁들였는데, 일식의 흔한 식재료와 프렌치의 정교한 기법이 만나 펼쳐지는 생경한 쾌감이 상당하더라고요. 니혼슈를 더해 끓인 양파 스프 역시 비범했습니다. 치즈 대신 제철 굴을 띄워 달큰한 스프에 녹진한 향을 입혔는데, 술이 절로 당기는 맛이었어요. 하지만 이곳이 특별하게 다가오는 건 단순히 새롭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그 곁에 따뜻함이 공존하기 때문이에요. “요리사의 모든 기술은 손님을 위한 것”이라는 셰프님의 철학은 다정한 접객과 안락한 공간, 그리고 메뉴판 한 구석의 나폴리탄 같은 편안한 음식으로 이어집니다. 선명한 자극과 다정한 위로가 함께하는 곳. 이곳이 더욱 긴 여운으로 남는 이유입니다. — www.instagram.com/colin_beak
루우츠
서울 마포구 동교로22길 49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