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속 세계 음식: 네팔> 얼마 전 동네에서 찾은 커리 식당의 젊은 사장님과 얘기를 나누다, 본인이 생각하기에 서울에서 가장 맛있는 커리집이라는 얘기를 듣고 방문했다. 뭔가 식당이 아니라 전당포가 나올 것 같은 입구로 들어서니, 이국적 분위기 속에서 인상 좋은 네팔 사장님이 웃으며 반겼다. 사장님 추천을 받아 치킨 마샬라 커리와 쵸우민 주문. 두근두근하며 기다리다, 커리가 드디어 나왔는데, 아니 이거슨. 비주얼이 완전히 한국 "카레"가 아닌가. 당황을 금치 못하며 아닐꺼야 하고 맛을 봤는데, 카레까지는 아니지만 현지의 느낌이 너무 안나는 맛. 곧이어 나온 쵸우민도 누구나 즐길 수 있게 대중화된 맛이었다. 예전 사진을 보니 커리 색에서 벌써 현지의 느낌이 팍 나던데, 아마도 이 곳은 다른 곳보다 젊은 인파가 적은 동묘역 쪽에 가깝고, 인지도나 여러면에서 어려움이 있다보니 한국 사람 입맛에 맞추는 쪽으로 노선을 바꾼 듯 했다. 물론 맛이 없는 건 아니어서, 무난하게 먹긴 했지만 뭔가 아쉽고, 괜히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그래도 이 곳이 너무 좋았던 건, 너무나 착한 사장님. 식사를 마치고 나가려 하는 나를 허겁지겁 불러 세우시더니, 디저트라며 주신 밀크티. 따뜻하고 달달한 밀크티가, 사장님의 사람좋은 미소와 오버랩되며 생생히 기억난다. "다음에 올 때는 한국사람이라 생각마시고 평소에 드시는 스타일로 해주세요~" 인사를 드리고 나왔다.
히말라얀 레스토랑
서울 종로구 종로 337 하나은행 3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