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동창 친구들을 만나러 거의 10년만에 신천, 아니 잠실새내 쪽을 왔는데, 이 동네는 참 변함이 없는 것 같다. 이 식당도 예전에 종종 방문하며 좋아했던 곳인데, 오랜만인데도, 어쩌면 오랜만이어서 그런지 참 좋았다. 오징어는 회, 찜, 물회, 무침 네가지로 가능한데 개인적으로는 찜을 제일 좋아한다. 통통튀는 식감으로 한번 즐기고, 입안에 고소하게 퍼지는 내장 향으로 또 한번 즐기고. 갑오징어를 시키면 회와 찜 두가지를 한번에 즐길 수 있다. 생선 회는 추천을 받아 도미를 먹었는데, 회도 쫀득하니 맛있고, 구운 대가리는 숨어있는 고소한 살을 발라먹는 재미가 있다. 마무리는 매운탕에 밥을 설설 말아 폭 익은 무, 얼큰한 국물과 함께 호로록. 횟집이 뭐 특별할 게 있겠냐만은, 계절따라 신선한 제철 회를 먹을 수 있고, 오징어라는 확실한 킬링 컨텐츠가 있고, 가성비도 좋으니 뭐 더 바랄 것 있겠나도 싶다. 굳이 아쉬운 점이라면, 회나 무침 종류 외의 메뉴가 조금만 더 다양했으면 하는 바람. instagram: colin_beak

오징어세상

서울 송파구 백제고분로9길 42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