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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in B
추천해요
7년

2000년대 초반에 ‘청춘기’를 보내지 않은 사람에게 이 곳은 값싼 토핑을 올리는 그저그런 빙수집으로 느껴질 것이다. 당시에 아이스베리는 정말 센세이셔널 했다. 웬만한 번화가와 대학가에 없는 곳이 없었다. 당시 가장 핫한 동네였던 압구정 로데오 거리 지점에서 약속을 잡으면 뭘 좀 아는 사람이 된 것 같은, 괜한 우쭐함마저 들었다. 이후 다소 불미스러운 일로 하향길을 걸었고, 훌륭한 대체재들이 쏟아져나오면서 이제 아이스베리는 거의 종적을 감췄다. 거리에서도, 내 기억에서도. 그러다 지난주에 멸종한줄로만 알았던 아이스베리를 천호동에서 우연히 발견하여 방문했다. 9천원 짜리 과일 빙수를 주문. 대접에 연유를 넣은 빙수를 깔고, 과일 토핑을 빙 두른 후, 어마어마한 사이즈의 요거트 아이스크림을 올려준다. 예전 그대로의 모습, 그리고 맛이다. 굉장히 일차원적이지만, 하나하나 달달달달달달한 것들의 조합이지만, 맛있게 먹었다. 잔뜩 폼잡는 고차원적인 디저트들을 요즘 주로 먹어오다보니 오히려 더 새롭게 다가왔다. 디저트로 배터지게 먹은 것도 오랜만인 것 같다. 내 청춘의 태동기, 그 때의 기억이 혀 끝을 통해 머리에 스쳤다. 아직 남아 있어줘서 고맙다..! instagram: colin_beak

아이스베리

서울 강동구 천호대로157길 17 2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