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로상에게 전하는 한국 소울푸드” ⠀ #한국의 소울푸드 “소울푸드”는 원래 노예 제도 하에서 생겨난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의 음식을 말한다. 하지만 음식 앞에 영혼이라는 말이 붙은 탓인지, 점차 유년기의 추억을 불러일으키거나 삶의 애환이 담긴 음식을 뜻하는 말로 통용되고 있다. ⠀ “한국의 소울푸드는 뭐라고 생각하세요?” ⠀ 이 질문에 대한 답은 각기 다를 거다. 시장통 한 켠에서 노동자의 고단함을 달래주는 ‘순대국’일 수도 있고 어머니가 끓여주시는 ‘된장찌개’일 수도 있다. 유년기의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음식으로 가보면, 어머니가 싫다고 하셨던 ‘자장면’이 있고, 또 하나 빼놓으면 섭섭한 음식이 ‘떡볶이’다. ⠀ 먹고 뒤돌아서면 배고프던 시절, 길거리에서 싸고 간편하게 허기를 채워주던 떡볶이. 방과 후 친구들과 수다를 떨며 먹었던 떡볶이, 땀에 쩐 상태로 농구장 앞에서 먹었던 떡볶이 등 다들 떡볶이하면 떠오르는 장면 하나, 추억 하나 쯤은 있을 것이다. 녹색 플라스틱 그릇만 봐도 괜히 설레고, 예전에 자주 가던 떡볶이집을 오랜만에 찾았을 때 마음이 울렁거리는 것. 어쩌면 이 음식이 영혼을 건드리는 순간이 아닐까. ⠀ #고로상 ‘고독한 미식가’ 한국편을 촬영한다고 했을 때 고로상에게 소개할 한국 음식은 뭘까 궁금했다. 비빔밥, 돼지갈비와 함께 떡볶이가 포함되었음을 알게됐을 때 무릎을 탁쳤다. 뭘 좀 아네, 이 사람들! ⠀ #선릉공원떡볶이 선릉공원 앞에서 아주 오래동안 장사해온 떡볶이 트럭이다. 고독한 미식가는 하고많은 떡볶이집들 중에 왜 이 곳을 선택했을까. 먹어보니 이해가 된다. ⠀ 좋은 재료를 쓰고 뭐든 허투루 만들지 않는다. 이 기본적인 원칙을 고집스럽게 지키는 집이다. 수지가 좀 안 맞아도 좋은 재료를 쓴다. 태양초 고추가루를 사용한다는 떡볶이는 텁텁함이 없고 깊은 맛이 난다. 하나하나 튀김옷의 두께를 신경쓰며 튀김을 만드는 모습 하나만 봐도 많은 걸 알 수 있다. 순대는 같은 순대인데 다 같은 순대는 아니다. 간을 먹었는데 약간의 촉촉함이 느껴진다. 다른 부위는 안 먹어봐도 뻔하다 했는데, 역시나 염통과 허파가 끝내준다. ⠀ 길거리에 서서 혼자 먹고 있다보니 많은 생각들이 머리에 스친다. 나와 비슷한 모습으로 떡볶이를 먹고 있었을 고로상부터 학교 앞 구멍가게 앞에서 떡볶이를 먹고 있는 어린 시절의 나까지. ⠀ - 추천메뉴: 떡볶이, 순대 - 주의: 노천이다 보니 음식이 금방 식는다. 특히 순대는 간부터 해치우자. instagram: colin_beak
선릉공원 떡볶이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435 대종빌딩 대종빌딩 앞