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두천이란 도시를 똑 닮은 BBQ 하우스” #동두천 경기도 최북단에 위치한 시. 광복을 기점으로 60여년간 주한미군의 본거지였던 곳. 총 면적의 절반이 군사시설로 채워진 도시. 주한미군기지 이전사업에 따라 미군이 우르르 빠져나간 거리는 적막감이 흘렀다. 그리고 주로 미군을 상대로 장사를 하던 가게들은 정착과 변화 사이에서 선택을 강요 받고 있었다. 지역의 음식 문화는 그 지역을 구성하는 사람들의 특성이 반영될 수 밖에 없다. 미군 부대에서 흘러나오는 재료로 만들기 시작한 부대찌개나 피자, 바베큐 같은 미국 음식들이 동두천 내 요식업의 수위를 차지하는 건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산속비버스BBQ 산속으로 조금 들어가다 보면 산과 어우러지다 못해 한 몸이 된 듯한 오두막이 하나 나온다. 식당 안팎으로 미국스러운 가구와 소품들이 가득차있다. 삐걱거리는 나무 여닫이문을 밀고 들어가야 하는 화장실은, 조금 과장을 보태서, 미국 로드트립 중에 들린 시골 마을의 바 같은 느낌이다. 식당 곳곳에는 액자가 걸려있는데, 자세히 보면 미군 부대와 퇴역 군인 모임에서 증정한 감사장이나 기념 사진들이다. 오랜 세월 미군 부대와 아주 가까이 지내온 것이 느껴진다. 이 도시처럼. #BBQ립 메뉴는 BBQ립과 스테이크 두 종류 뿐이다. BBQ립 2인분을 주문하니 한국식 돈까스처럼 큰 대접에 립, 소시지, 베이크드빈, 콘샐러드, 코울슬로, 마카로니, 통감자가 둥그렇게 담겨져 나온다. 립은 약간 퍽퍽한듯 하지만 거친 불맛을 머금고 있는 것이 썩 괜찮다. 통감자는 으깬 뒤 버터, 소금, 후추를 넣어 먹는데 투박한 립의 맛을 어느정도 보완해준다. 사이드들은 통조림을 사용해 기본적인 조미만 했다. 어쩐지 익숙하다 했더니 카투사로 복무하던 시절 목요일마다 디팩에서 먹었던 그 맛이다. 순간, 넓은 실내와 야외 테이블을 가득 채운 전현직 미군들의 모습이 그려진다. 딱히 특별할 것 없는 음식이 어떤 공간에서는 특별해지기도 하는데 이 곳이 그렇다. 여기 때문에 동두천에 찾아오진 않겠지만, 동두천에 오면 자연스레 이 곳을 찾을 것 같다. - 주의: 도착 20~30분 전에는 미리 주문해 두어야 오래 기다리지 않아요
산속 비버스 바베큐
경기 동두천시 쇠목길 3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