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보일드 떡볶이” #순이네 고릴라 3호점 홍은동에 위치한 떡볶이집. 3호점으로 되어있지만 분점은 아니다. 세 번째 장소에서 열었다는 의미로, 이 곳이 본점이자 유일한 지점이다. 입구 옆에서 싸늘한 표정으로 검붉은 떡볶이를 뒤젓는 사장님. 퉁명스러운 접객이 비수가 되어 꽂힌다. #하드보일드 비정한 국물. 첫 술에 ‘커억’하고 토해낼만큼 강렬한 맛이다. 입에 괴롭게 남는 맛은 아니지만, 칼칼함이 목을 긁는다. 미미네, 진이네, 골목떡볶이, 튀김아저씨까지 지금껏 먹어온 국물떡볶이들과는 차원이 다른 매서움이다. ‘사천에서 떡볶이를 만든다면 이런 느낌일까?’ 마라향이 나는 것도 아닌데 그런 느낌을 받았다. 검붉은 국물, 그 강렬한 국물을 머금은 건더기를 먹는 것이 꼭 사천음식인 마오차이 같았달까. 수제 맛기름으로 코팅해낸다는 떡은 아주 독특한 식감을 낸다. 겉은 미끈하고, 오래 끓여냈음에도 퍼지지 않고 단단함이 유지되어 있다. 떡이 약간 덜 익은 채로 나온 것 같다는 사람들의 평이 이해가 된다. #지옥 속 천사 하얀 옷을 입은 튀김이 인상적이다. 떡볶이 위에 올리면 지옥에 천사가 방문한 비주얼이다. 시그니쳐격인 식빵과 계란 튀김을 주문했는데 탁월했던 것 같다. 버터리한 식빵과 담백한 계란이 매콤한 국물을 중화시킨다. 하드보일드 액션 끝에 휴머니즘으로 마무리하는 한편의 떡볶이를 보았다. instagram: colin_beak
순이네 고릴라 떡볶이
서울 서대문구 거북골로 15-2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