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먼킴 셰프가 운영하는 이탈리안 식당이다. 시금치 베이컨 피자와 바질프라운 크림파스타를 먹었다. 시금치 베이컨 피자는 꽤 괜찮다. 도우는 화덕은 아니고 오븐에 구운 듯, 불향이 없고 수분이 살짝 있는 느낌이다. 식감이 쫄깃하며 고소하고 담백하다. 바삭하게 굽지 않아서 말랑한 느낌. 생시금치가 가득 올라가서 샐러드 먹는 기분이다. 베이컨은 좋은 제품을 써서 시판용보다 맛있다. 싼 가공육이 아니라 진짜 훈제한 삼겹살 맛. 파머산 치즈도 갈아올려 향이 좋다. 뭔가 레시피라는 말이 무색하게 그냥 도우 위에 재료들을 올려서 낸 게 끝인 요리. 근데 재료가 좋아서 괜찮았다. 시금치랑 같이 먹기 위해 도우를 돌돌 말아서 먹는데, 중간중간 아이올리 소스 맛이 어우러져 맛있다. 바질프라운 크림파스타는 큰 실망을 안겨주었다. 들어가는 재료는 이름 그대로 바질페스토, 프라운(대하), 크림소스인데, 셋 다 맛없다. 바질페스토는 바질 향이 하나도 안 나서 사실 눈감고 먹으면 바질이 들어갔는지도 알기 힘들 정도다. 바질이 언제부터 향신료가 아니라 색소였나. 수제가 아닌 시판용 기성품이라도 썼나보다. 크림소스도 깊이가 없고 부족하다. 새우는 신선도가 떨어져 향이 약하고 육질도 죽어서 탱글한 식감이 없다. 그렇다고 면이 수제거나 생면인 것도 아니고 그냥 기성품 건면인데.... 1.9만원이나 하는 파스타가 이렇게 별로일 수가 있을까. 가격이 믿기지 않는 음식이었다. 피자는 괜찮았으나 파스타는 가격에 비해 너무 실망스러웠다. 같은 레이먼킴 셰프가 운영하는 가로수길의 미드가르드에서 맛본 파스타가 상당히 마음에 들었던 기억을 안고 테이블 온더 문에 방문했지만, 같은 셰프라고는 믿을 수 없는 음식이었다.
테이블온더문
부산 해운대구 센텀남대로 35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 지하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