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미자카야에서 마시는 도뉴하이볼의 간을 제일 좋아한다. 적당히 달챡지근하면서 끝은 깔끔하게 떨어지는 한 모금 한 모금. 천천히 음미하며 마시기에 좋다. 단맛이 도드라지는 술을 좋아하진 않는데 이곳의 도뉴하이볼은 안주와 딱 어울릴 정도로 적당히 달고 적당히 술 같다. 가다랑어 타다끼에는 편마늘과 쪽파, 와사비를 올려서 달짭한 파간장에 콕 찍어서 먹고, 뒤이어 주문한 전갱이회엔 생강과 와사비를 올려 간장에 콕. 개인적으로 이곳은 등푸른생선이 맛진 곳이다. 채썬 양배추를 잔뜩 담아 마늘향 짙은 드레싱을 올린 기본 안주도 훌륭하다. 사실 이곳에서 가장 좋아하는 안주는 ‘폭탄미끌이’인데, 참치와 마, 낫또, 오크라를 걸지게(?) 버무려 조미되지 않은 김에 싸먹는 메뉴. 그런데 지난번 방문 때 슬프게도 메뉴판에서 사라져 여쭤봤더니, 늘 쓰던 간장을 구할 수 없는 상황이라 똑같은 맛을 낼 수 없어서 그 간장이 다시 수급되면 부활시킬 거라고.. 폭탄미끌이가 얼른 돌아오길 바라며- 등푸른 생선과 도뉴하이볼이 생각날 때, 가볍게 먹고 마시고 싶을 때(그러나 늘 무겁게 마심) 사랑방처럼 드나드는 동네에 있어 소중한 집.
미자카야
서울 마포구 포은로8길 5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