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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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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옛날 울산 방어동 사람들은 겨울방어의 내장을 발라내고 염장해서 지푸라기에 매달아 말려두었다가, 두툼히 잘라낸 살을 아궁이에 꼬치로 구워서 젯상에 올리곤 했다고 들었다. 오늘 이곳은 울산이 아니라 인천이고, 또 소금 대신 간장을 발랐지만 튼실하고 기름진 방어구이 토막들을 보니 심란해졌다. 그동안 어째서 방어를 회로만 먹었을까 하는 후회와, 이제 앞으로 다른 생선구이는 무슨 맛으로 먹나 싶은 걱정 때문이었다. 곁에선 대구탕이 맑게 보글거리고, 말린가지 나물은 기분좋게 짭쪼름했다. 갓 담은 밥은 고슬했고, 소주는 투명하게 차가웠다. 십이월의 첫날에 어울리는 겨울 개막전야 풍경이었다.

용인정

인천 미추홀구 경인로305번길 5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