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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동

오래된 식당, 작은 공간이 좋아요.
종로, 을지로, 성북동

리뷰 176개

서동
5.0
11일

매운 고추 향이 아릿하게 맴돌았다. 사근사근한 나물이 부드럽게 씹혔다. 걸쭉한 국물에 버무러진 추어가 구수했다. 쫄깃한 수제비가 따뜻하게 미끄러졌다. 둔중한 국물이 따뜻하게 입 안을 감쌌다.

묵 그리고

경기 양평군 옥천면 마유산로 457

서동
5.0
12일

묵나물이 섞인 덮밥에서 구수한 된장내가 났다. 그 안으로 자그마하게 잘린 두부가 보들보들했다. 숟가락을 살랑살랑 비벼 떠내어 먹었다. 입 안에서 나물 조각, 버섯 덩이가 오물오물 흘러다녔다. 아삭한 알타리를 숭덩숭덩 베어 먹었다. 부들부들하고 탱글한 도토리전을 조각내어 말랑말랑 삼켰다. 간이 연하고 조용하고 너무나 부드러웠다. 세상에 다정한 맛이 있다면 이렇지 않을까, 생각했다.

콩리

경기 양평군 옥천면 신복길 101

서동
5.0
1개월

잠이 덜 깬 탓인지, 비에 젖은 저녁 7시 냄새 같은 것이 거리에 맴돌았다. 일요일 시장 골목의 아침은 느리고 묽게 흘러가는 듯했다. 뚝배기가 펄펄 끓고 있었다. 조용히 수저를 놓고, 냉장고에서 컵을 가져다 물을 따랐다. 안경을 벗어들고 안팎을 닦으며 열기가 잦아들기를 기다렸다. 그릇에 가득한 내장이 제멋대로 큼직했다. 칼이 없어 손으로 뜯어낸 것만 같았다. 흰 밥을 넣고 새우젓만 더하고 손을 멈췄다. 맑은 국물 순대국에서 ... 더보기

삽다리 순대국

서울 용산구 효창원로42길 31

서동
5.0
1개월

불쑥 솟은 무쇠 손잡이가 먼저 눈에 들어왔다. 투박하고 강건해보여도 우악스럽지는 않았다. 낡은 먹빛 속에선 오랜 손길이 느껴졌다. 그 아래로 검은 돌솥이 이글거리며 뜨거운 소리를 냈다. 쑥갓, 버섯, 당근, 굴, 새우, 콩나물 따위가 들썩이며 흰 김을 내뿜었다. 커다란 그릇을 대고 모두 긁어 옮겼다. 소고기를 졸인 간장을 몇 번 덜어 더했다. 설렁설렁 비빈 양념이 맑아서 깨끗한 향이 났다. 숟가락질마다 맛이 조금씩 달라졌다. ... 더보기

전주옥돌정

서울 종로구 종로 248-5

서동
5.0
3개월

겨울이 너른 걸음을 내디뎠다. 흐린 하늘이 천천히 흘렀다. 바람엔 물기가 스며 묵직했다. 은빛 반짝이는 접시가 냄비를 덮었다. 그 위로 차곡차곡 앉은 닭껍질이 너부죽했다. 국물이 맑아서 밥을 섞고 싶지 않았다. 조금 찢은 김치를 흰 밥에 얹어 삼켰다. 얼었던 입에 짠맛이 돌았다. 닭껍질을 포개고 접어 양념을 묻혔다. 기름진 맛, 따뜻한 맛이 꼬들꼬들 엉겼다. 볼그스름한 살코기를 결 따라 찢었다. 생양파에 고추장을 찍어 퍽퍽... 더보기

동화 기사식당

서울 동대문구 천호대로47길 62

서동
5.0
9개월

나무 간판과 붉은 탁자, 젖은 잉크 냄새가 나는 신문지. 그렇게 갑자기 젖어드는 오랜 기억들에 잠시 어리둥절했다. 메뉴에 쓰인 ‘십낀소밥’은 아마도 십경소반(什景炒飯)을 말하는 듯했다. 대략 ‘갖가지볶음밥’ 정도의 뜻일 것이다. 볶음밥 속의 오징어, 버섯, 새우 따위가 따뜻하고 다채롭고 보드라웠다. 우악스런 단맛은 보이지 않았다. 기름맛에 헝클어지지도 않았다. 무 생채는 물기만 짜내서 고춧가루에 무친 듯했다. 잠시 매운 ... 더보기

홍성각

인천 미추홀구 한나루로 494

서동
5.0
9개월

비가 오려나, 하늘이 흐렸다. 오래된 탁자에 놓인 보리밥이 설익어 꼬독꼬독했다. 숟가락 뒤에 빨간 고추장을 발라 슬슬 비볐다. 보리밥 알갱이가 입 안을 매콤하게 홀홀 굴러다녔다. 너붓한 국수가 따뜻하고 미끈매끈했다. 계란 지단이 포슬포슬 나부죽했다. 얇고 넓은 하얀 가락 노란 가락을 휘감았다. 통통하게 익은 굴을 시큼한 김치 자락으로 감쌌다. 국수 들이켜는 소리만 여기저기서 들려왔다.

손칼국수

인천 남동구 인주대로 545-1

서동
5.0
9개월

선장인 아버지가 아침에 잡은 생선으로 아들이 회를 뜬다 했다. 그래서 횟감은 고를 수 없었다. 광어가 잡혔다니 광어를 먹을 뿐이다. 얼음주머니 위에 오른 큼직한 회는 쫄깃함을 넘어 꼬장꼬장했다. 회를 반으로 힘있게 접어 쌈장을 발라 먹었다. 묵직하고 길게 늘어뜨려 게장에 찍어 삼켰다. 생더덕이 담긴 통에 소주를 마저 부었다. 손바닥 위로 깻잎을 뒤집어 펼쳤다.

장봉배터집

인천 미추홀구 독정이로 2

서동
5.0
9개월

밥 덩어리가 저절로 허물어졌다. 아무 것도 더하지 않고 한 숟가락을 삼켰다. 겉치장 하나 없는 밥알들이 굴러다녔다. 맑은 기름내만 입 안에 따뜻하게 남았다.

신일반점

인천 중구 서해대로464번길 1-2

서동
5.0
9개월

해바른 봄날, 한갓진 길목에 있는 오래된 가게였다. 문앞에 어색하게 앉았다가 동네 어르신에게 자리를 양보했다. 수런거리는 이야기들 사이로 주방에서 기름 끓는 소리가 들려왔다. 작고 아담한 만두가 좁다란 것이 몹시도 뜨거웠다. 기름이 자글거리지 않는데도 단단하고 뜨거운 김을 내뿜었다. 여러 번 이로 잘라 후후 불어가며 먹었다. 속 빈 곳 없이 똘똘 뭉쳐 담백하고 든든했다. 달지 않은 짜장에서 옅은 짠맛이 배어났다. 보들보들한 ... 더보기

천진반점

인천 미추홀구 토금북로 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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