뙤약볕이 뜨겁고 따갑고 아팠다. 하늘이 진공처럼 투명해서 햇살 쏟아지는 소리가 들리는 것만 같았다. 막국수가 꾸밈없이 간결했다. 가늘고 시원한 메밀면은 물기가 적었다. 깻가루 조금과 꾸덕한 양념과 김 부스러기를 비벼 뻑뻑하게 몇 젓가락 넘겼다. 단맛이 적고 조신하게 고소하고 짭쪼름했다. 노릇노릇한 감자전을 쫄깃하게 찢어 찐득찐득 감아 넘겼다. 애호박과 당근이 드문드문 달큰했다. 찬바람이 오면, 해질녘을 데리고 다시 와야겠다... 더보기
굴다리 막국수
강원 홍천군 홍천읍 연봉로11길 24-36
새벽강에 내린 햇살에 안개가 너울춤을 추더니, 어느새 비가 산을 넘고 하늘을 갈랐다. 너른 고을 홍천은 다리만 건너도 날씨가 달랐다. 칼국수집 앞으로 작달비가 쏟아졌다. 성난 빗소리를 피해 들어선 이들로 복닥거렸다. 계란이 잔뜩 풀린, 뜨거운 국물이 걸쭉했다. 흐늘흐늘한 국수를 젓가락에 걸쳤다. 후룩후룩 들이켜 우물우물 삼켰다. 감자전을 찢어 김치를 휘감았다. 비가 강이 되어 바위를 휘감았다. 흙도 강에 스며 붉게 몰아쳤다... 더보기
오동나무집
강원 홍천군 서면 한치골길 1033
무더운 5월이었다. 저녁 먹으러 들어가 앉자마자 맥주부터 들이켰다. 분주한 주방에서 열기가 파도처럼 넘어왔다. 후더분하게 들뜬 공기가 천장을 떠다녔다. 어느새 개수대 물소리가 그치고, 주방에선 씻은 젓가락들을 그러모았다. 함박스테이크를 숟가락으로 헤뜨렸다. 소스를 흥건하게 끼얹었다. 함박스테이크가 두텁고 뜨겁고 촉촉하고 폭신했다. 계란후라이 덮은 밥도 떠서 더했다. 곁들인 미역국엔 나박나박한 무가 제법 들어있었다. 더위가 금... 더보기
다바타 식당
서울 성북구 삼선교로16길 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