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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동
추천해요
2년

밀가루처럼 곱던 눈가루가 힘없이 흩어졌다. 헝클어진 바람을 따돌려 안으로 들어섰다. 냉면사발 속 사천원 제육덮밥에는 매끈한 후라이와 붉게 볶은 고기와 흩뿌린 참깨가 들었는데, 십여년 전 배고프던 나의 가난한 일요일 맛이 나는 듯했다. 문득 손을 멈추고 그릇 속을 한참 동안 들여다보았다. 늘그막 겨울 신경질이 매서운 걸 보니, 올봄은 살금살금 찾아올 모양이다.

둘리분식

서울 종로구 창경궁로34길 15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