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내리막에 성북동 오르막길을 걸었다. 김 서린 안경을 벗고 느리게 올라 언덕배기 구수한 바람을 맞았다. 눈을 감으니 들숨소리에 콩 볶는 냄새가 섞여 왔다. 계단을 올라 독일 시골마을 그릇 따위로 가득한, 네모반듯한 것들이 모두 닳아 없어진 풍경 속으로 조용히 앉았다. 탄자니아 피베리 커피가 조금씩 보드라워졌고 멀리서 상큼해졌다. 무엇이든, 쉬어 가게 하고싶은 날이었다.
조셉의 커피나무
서울 성북구 성북로31길 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