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에서 열기
서동
추천해요
1년

해가 지고 나서야 더위가 조금 잦아들었다. 작은 구름 한 조각이 아쉬울만큼 사나운 햇살이었다. 배다리 헌책방 골목에도 숨어보고, 연안부두 바닷바람에도 스치며 종일 도망다녔다. 그러다 신포동 뒷골목에 들어섰다. 두터운 민어 배받이살을 쌈장 초장 조금 섞어 묻혔다. 소주 반 잔을 마시고 한 점 졸깃하게 질겅였다. 민어 뱃살은 김치 한쪽 턱, 얹어 함께 삼켰다. 그리고 남은 반 잔을 들이켰다. 양은냄비에서 민어맑은탕이 끓었다. 미나리를 헤치고 한 숟가락 마시고는 눈이 동그래졌다. 여태 마신 술이 모두 사라진 것만 같았다. 이만하면, 도망치는 것도 부끄럽지만은 않겠지.

경남횟집

인천 중구 우현로45번길 24-1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