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동
5.0
1개월

깻잎을 뒤집어 펼쳤다. 쫀득한 밀치 살을 얹어, 손으로 돌돌 말아 입에 넣었다. 깻잎 향이 입 안을 휘감아 돌다가, 씹을수록 사라졌다. 그 뒤켠에서 밀치 단맛이 올라왔다. 밥 씹은 단맛처럼 길게 군침이 돌았다. 툭 불거지지 않고 은은하게 드러내며 느리게 배어났다. 와인 단맛으로는 누를 수 없었다. 단맛에도 질감이라는 게 있다는 걸 알았다. 밀치는 무른 바람결 봄 내음처럼 달았다. 이렇게 겨울이 시들고 이울어 가는 모양이다.

길수산

강원 양양군 현남면 새나루길 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