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너른 걸음을 내디뎠다. 흐린 하늘이 천천히 흘렀다. 바람엔 물기가 스며 묵직했다. 은빛 반짝이는 접시가 냄비를 덮었다. 그 위로 차곡차곡 앉은 닭껍질이 너부죽했다. 국물이 맑아서 밥을 섞고 싶지 않았다. 조금 찢은 김치를 흰 밥에 얹어 삼켰다. 얼었던 입에 짠맛이 돌았다. 닭껍질을 포개고 접어 양념을 묻혔다. 기름진 맛, 따뜻한 맛이 꼬들꼬들 엉겼다. 볼그스름한 살코기를 결 따라 찢었다. 생양파에 고추장을 찍어 퍽퍽한 입속을 달랬다. TV에서 뉴스 소리가 쟁쟁했다. 노란 냄비 귀를 잡고 뜨끈하게 들이켰다.
동화 기사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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