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쑥 솟은 무쇠 손잡이가 먼저 눈에 들어왔다. 투박하고 강건해보여도 우악스럽지는 않았다. 낡은 먹빛 속에선 오랜 손길이 느껴졌다. 그 아래로 검은 돌솥이 이글거리며 뜨거운 소리를 냈다. 쑥갓, 버섯, 당근, 굴, 새우, 콩나물 따위가 들썩이며 흰 김을 내뿜었다. 커다란 그릇을 대고 모두 긁어 옮겼다. 소고기를 졸인 간장을 몇 번 덜어 더했다. 설렁설렁 비빈 양념이 맑아서 깨끗한 향이 났다. 숟가락질마다 맛이 조금씩 달라졌다. 입에 담은 갖가지가 제 맛을 냈다. 탱글탱글 담백하고 몽글몽글 따뜻했다. 봄맛을 봤더니, 봄볕이 흐드러져 보였다.
전주옥돌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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