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 아시아 길에 개업한지 아직 오래 되지 않은 몽골 식당 우거데 칸. 한국 사람들이 '오고타이'라고 하는 것도 보고 '우구데이'라고 하는 것도 보았지만 몽골 분들은 '우거데'라고 발음하나봐요. 식당 이름으로 왜 2대 칸의 이름을 따온건지 궁금하긴 했는데 직원 분이 한국말을 어려워 하셔서 따로 물어보지는 않았어요. 직원 분 외에 다른 손님들도 모두 몽골어로 대화를 나누고 있는 모습을 보니 뭔가 '아 여기는 진짜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몽골 음식을 아예 처음 접하는건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경험이 많은건 또 아니여서 뭐가 뭔지 잘.. 그래서 그냥 무작위로 두어가지 골라봤어요!) 가장 먼저 나온 음식은 메뉴판에 '몽골 볶음면'이라고 번역돼있던 '초이반.' 맛은 밋밋한 편이었지만 몽골 음식이 전반적으로 많이 심심한 편이란건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에 크게 놀라지는 않았어요. 그래도 테이블마다 비치돼있던 간장 비슷한 양념이 있어서 조금씩 뿌려서 먹으니 조금 더 입맛에 맞게 먹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다음은 두번째 음식이 나오기 전에 나온 '수테 차이'와 메뉴판에 아무 부연 설명이 없이 '몽골 주류'라고만 적혀 있었던 술 한잔. '수테 차이'는 말 그대로 '우유 차'라는 뜻인데 우유와 물을 1대 1로 섞어서 끓여낸 듯한 맛..? 개인적으로 제 혓바닥이 이해할 수 없는 맛.. 수백번은 더 마셔봐야 조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은 맛.. 오히려 정체 모를 몽골 술이 일반적인 보드카와 크게 다르지 않아 더 친근하게 느껴졌어요. 마지막으로 나온 음식은 메뉴판에 '몽골 만두국'이라고 번역돼있던 '반쉬태 차이' 한 그릇. 메뉴판에는 '몽골 만두국'이라고 적혀 있었지만, '반쉬태 슐'이 아닌 '차이'였던 것을 보고 알아차렸어야 했을까요.. 만두 '국'이 아닌 우유 차에 만두를 몇개 넣은 만두 '차' 요리였습니다. 다른 음식들과 마찬가지로 밋밋했구요. (그래도 만두 자체는 맛있었어요!) 다른 몽골 식당들이 많이 한국화가 된건지 큰 위화감이 없는 편인데 우거데 칸은 몽골 초원에서 맛볼 수 있는 심심함을 타협 없이 구현한 것 같아요. 아니면 제가 주문한 두가지 요리만 빼고 나머지는 간이 더 되어있을지도 모르겠네요. 🤔 결론적으로 음식은 꼭 제 취향에 맞진 않았지만 진짜 몽골에서 식사한 느낌이 들어서 좋았어요!
우거데 칸 몽골 레스토랑
서울 중구 마른내로 159 2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