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족발은 맛있음. 다른 메뉴들은 무난. 장충동 족발 골목에서는 '원조 1호' 장충동 할머니 집 밖에 못가봤는데 이번에는 바로 옆에 있는 '뚱뚱이' 할머니 집으로 들어가봤어요. 워낙 유명한 골목이라 그런지 사람들로 꽉 차 있었고 조금 기다린 후에야 자리를 잡을 수 있었습니다. 족발, 쟁반 막국수, 그리고 파전을 주문했는데, 족발은 확실히 잡내 없이 부드럽고 맛있었어요. 하지만 족발 골목 프리미엄이 붙은건지 가격에 비해 양이 넉넉하다는 느낌이 들지는 않았습니다. 쟁반 막국수는 어디서나 맛볼 수 있는 비빔 냉면과 크게 다르지 않았고, 파전은 반죽이 덜 익은 것처럼 질고 쉽게 부서져서 오히려 실망스러운 편이었구요. 대(大)자에 5만원, 이것 저것 다 해서 십몇만원의 식사였는데, 재방문 의사가 들 정도의 맛과 양은 아니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음식과는 별개로.. 주문 받으신 분이 말씀이 너무 많으셔서 다 기억은 못하겠지만 본인이 할머니 3대손이라고 하셨던 것 같은데, 상당히 무례하셨어요. 주문을 했더니 저희 선택이 답답하다는 듯 세트 메뉴를 주문하라고 계속 윽박지르시듯 말씀하셨고, 일단 골랐던대로 주문을 하고 나중에 더 추가하려고 하니, 굳이 '그 것 봐라, 내 말이 맞지 않았느냐'며 훈계하듯이 말씀하시더라구요. 짧게 한마디가 아니라, 도대체 언제 끝나나 싶을 정도로 길게 말씀하셨습니다. 그런 말들을 웃는 얼굴로 하며 본인이 유쾌하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던데, 식사 시간을 뺏기며 바라보던 저희는 황당하기만 했답니다.. 강매를 당하러 간 자리가 아니라 제 값을 지불하고 식사하러 간 자리인데 말이죠. 말은 '다 손님들을 생각해서 하는 말이다'라고 하시는데, 본인 말대로 안하면 이런 저런 불이익이 있을거라고 하는게 맞나요..? 이해하기 어려웠어요. 공격적인 어투와 다르게 앞에 있는 사람을 깔보는 마음이 아니었다고 생각해요. 3대를 거쳐 물려받은 족발 집이니 그 만큼 애정과 열정이 넘친다고 생각하고 싶습니다. 그런데 손님을 상대로 본인 자존심을 채워야 하신다면.. 직접적인 응대는 다른 직원에게 맡기시는게 좋지 않을까 싶어요.. 좋은 위치에 이미 유명한 곳이니 손님이 끊길 일은 없겠지만 적어도 저는 배달을 시키거나 포장으로 싸가더라도 매장을 다시 찾는 일은 없을 것 같아요.
뚱뚱이 할머니 족발집
서울 중구 장충단로 174-1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