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서는 순간, 나를 대학로에서 강건너 도산공원으로 데려다주는 곳이었다. 대학로 10년 넘게 나와바리라고 자부하는 동안 단 한군데도 자신있게 추천할만한 곳이 없었던 맛집 결핍지역에서 이렇게 멋진 공간이 생겼다는 것이 감사한 일이라 느껴졌다. 맛되디님 리뷰보고 얼른 가보고 싶다고 찍어두고 있었는데 약속거리가 생기자마자 얼른 예약해서 다녀왔다. 배고픈 와중이라, 우니파스타를 바로 시키고 싶었는데 우니가 없는 날이라 메뉴에 없는 전복내장 파스타를 주셨다. 따끈따끈 꾸덕꾸덕한 소스에 내장이 쏟아졌는지 아주 진하게 느껴지는 파스타였다. 편한 약속이었다면 5분 컷이었지만, 흥분을 가라앉히고 차분하게 천천히 먹었다. 꼭 시켜야한다는 프로슈토마구로는 마치 아주 예쁜 사탕처럼 플레이팅 되어 나왔는데, 한입 먹는 순간 짭짤한 프로슈터와 마구로식감에 트러플 맛이 입안에서 터진다. 아 지금 마시고 있는게 하이볼이 아니라 와인이었음 너무 좋겠다 싶었다. 분위기가 다찌(바)에 앉으면 더욱 좋을 것 같았지만, 테이블석도 몇개 없어 진지한 얘기 혹은 도란도란 대화를 오래 나누기에 아주 좋은 공간이었다. 편하게 옷을 걸어놓을 벽걸이가 테이블마다 넉넉하게 있어서 좋았다. 틈틈이 서비스 안주를 주셨는데, 특히 내가 좋아하는 산마튀김이 트러플 범벅이 되어 환상적인 맛이었다. 또 아보카도에 부드러운 크림이 올라간 안주도 서비스로 주셨는데, 이러셔도 되나싶을 만큼 맛있었다! 또 벌써 단골층이 생긴 듯, 익숙하게 다찌에 앉는 혼술족분들도 있으셨고 사장님과 살갑게 인사하며 다찌에서 술을 마시는 분들도 있었다. 이제 멀리 갈 필요없이 여길 오면 되겠다. 그럼 딱 되겠다. 좋다!
이마쇼쿠
서울 종로구 대명길 39-9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