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역 부근 '전통씨래기국밥'이 문을 닫은 뒤로, 시래기국이 당길 때면 선택지는 사실상 순남시래기뿐이었다. 하지만 이제 그런 시절은 안녕이다. 이곳은 전통씨래기국밥과는 또 다른 결의 감동을 준다. 들깨를 곱게 갈아 넣어 국물은 한없이 부드럽고 고소하며, 시래기는 어찌나 연한지 걸림 하나 없이 호로록 넘어간다. 밥을 말면 기분 좋게 걸쭉해지는 죽 같은 제형으로 변하는데, 한 숟갈 한 숟갈이 마음까지 푸근하게 감싼다. 월드컵시장 근처라 복작복작한 분위기를 예상했지만, 막상 들어서니 10여 석 남짓한 바(Bar) 테이블이 놓인 깔끔한 공간이 펼쳐진다. 부부로 보이는 젊은 사장님들이 제대로 작정하고 차린 집이라는 게 느껴지는 곳. 동네 사람들을 위한 이런 좋은 식당의 등장은 언제나 반갑기만 하다.
갱상도 시래기
서울 마포구 망원로7길 20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