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조금 풀려 산책하다가 잠깐 들렀다. 알앤비와 소울이 오전의 날카로움을 부드럽게 감싸준다. 좁은 공간이지만, 일요일 오전 10시에 이 정도로 꽉 차 있을 줄은 몰랐네.
한강 에스프레소
서울 마포구 희우정로 97
성수역 부근 '전통씨래기국밥'이 문을 닫은 뒤로, 시래기국이 당길 때면 선택지는 사실상 순남시래기뿐이었다. 하지만 이제 그런 시절은 안녕이다. 이곳은 전통씨래기국밥과는 또 다른 결의 감동을 준다. 들깨를 곱게 갈아 넣어 국물은 한없이 부드럽고 고소하며, 시래기는 어찌나 연한지 걸림 하나 없이 호로록 넘어간다. 밥을 말면 기분 좋게 걸쭉해지는 죽 같은 제형으로 변하는데, 한 숟갈 한 숟갈이 마음까지 푸근하게 감싼다. 월드컵시장... 더보기
갱상도 시래기
서울 마포구 망원로7길 20
아주 익숙한 맛이라 오히려 기뻤다. 성탄 시즌까지 굳이 새롭고 낯선 맛을 먹고 싶진 않아서. 야채+치킨 스프커리 주문. 맵기는 중간으로 골랐는데 체감은 신라면 정도. 치킨은 불맛이 잘 배어 있고, 양도 넉넉하다. 치킨이 많으면 스프 맛이 흐려질 법도 한데, 끝까지 균형이 무너지지 않아 좋았다. 원테이블 업장이다. 테이블 중앙에 가림막이 있긴 하지만, 다른 손님 말소리가 거의 라이브로 들리는 구조. 이런 자리 부담스러운 분들이... 더보기
스프커리 쿠마
서울 마포구 포은로 39
들기름의 과잉이야말로 축복임을 이제서야 알았다.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 오일에서도 프리미엄급 이라도 한 수 접을, 신선함 끝판왕 들기름. 오독오독 씹히는 궁채, 오돌오돌 터지는 통들깨가 식감을 즐겁게 밀어 올린다. 곁들여 나온 슴슴한 동치미, 딱 좋게 익은 열무까지. 들기름막국수에서 기대할 수 있는 기준을 가볍게 초과한다. 별 반 개를 뺀 건 음식 때문이 아니다. 업장이 지하라는 점. 들막은 평냉이나 곰탕처럼 향토성을 완... 더보기
만천리 상회
서울 강남구 삼성로 7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