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전, 처음 광화문국밥을 갔을 때는 왜 ‘면옥’이 아니냐며 혼자 투덜댔었다. 그런데 정말로 광화문면옥이라는 이름의 평양냉면집이 생겨버렸다. 그것도 이렇게 거대한 스케일로. 거대 자본의 향기가 훅 묻어나는 공간. 하지만 핵심은 하나다. 냉면이 맛있느냐, 아니냐. 고명의 모양새는 서령이나 메밀단편을 떠올리게 하는 단정한 비주얼. 배를 먼저 한입, 달다. 이어서 면을 풀어 한입, “어, 뭐지?” 메밀의 향긋함이 사악 스치고, ... 더보기
광화문 면옥
서울 종로구 새문안로 92
비건 음식? 신당동 핫플? 미슐랭? 기존의 분류법을 한켠으로 밀어넣고 이 집의 고사리 클래식을 즐긴다면, 다른 시각을 갖게 될지도 모른다. 면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잔치국수로만 보였다. 가장 먼저 오는 건 잔잔하고 깊은 숲내음. 흙내가 아니라, 잘 말린 나물 특유의 담백하고 맑은 향이 슬며시 올라온다. 질감은 부드럽지만 실루엣은 살아있어, 씹을 때마다 잘 익은 나물의 결이 부드럽게 풀린다. 간은 과하지 않고 나물과 버섯 자... 더보기
고사리 익스프레스
서울 중구 퇴계로85길 1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