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eamout

리뷰 1192개

겨울 끝, 떨어진 나뭇가지 위에 잔설이 남아 있는 이미지다. 찬 기운이 정신을 날카롭게 벼리듯, 면의 결도 명징하게 입안을 자극한다. 한 올 한 올, 맛이 살아 있는 면발이다. 자루소바 시킬 걸 그랬다며 짧은 후회를 했다. 청어는 부드럽게 으깨지고, 마즙은 미세한 입자감과 점성까지 마음에 든다. 마즙과 쯔유가 어우러지며 퍼지는 내음이 머릿속을 맑게 씻어준다.

소바키리 스즈

서울 중구 동호로12길 98

아주 환하고 깨끗한 일본식 백반집. 아직 손님은 없고 조용하다. 토후 가정식은 카레를 곁들인 함바그 한 덩이, 고등어구이, 가라아게가 한 상에 차려진다. 그제 다녀온 준무 연남점의 정식이 떠오른다. 둘을 비교하자면, 장르가 다른 느낌. 주류 친연성 정도를 따지면 확실히 여기는 가정식이다. 이곳이 좀 더 아마추어 같다는 말이기도 하고, 또 그래서 맘 편한 구석도 있다는 말

토후

서울 마포구 월드컵로3길 31-8

점심은 단일 메뉴로 정식만 운영한다. 장어덮밥을 중심으로 숙성회, 고등어구이, 부타노가쿠니, 마끼, 자완무시 등이 한상에 정갈하게 차려 나온다. 빠지는 것 없이 모두 먹을 만했다. 예상보다 공간이 제법 넓다. 바 테이블은 안쪽으로 길게 꺾여 있고, 4인용 테이블도 꽤 있다. 규모로 보면 작은 이자카야는 아니다. 깔끔하게 한 끼 하기 좋은 곳이다.

준무 연남

서울 마포구 동교로38길 6

청양고추의 칼칼함을 더한 돼지국밥. 어울릴까 싶었는데, 어색하지 않고 잘 어우러졌다. 광양식 돼지국밥이라고. 국밥에 들어가는 고기가 도톰하면 부담스러운데, 여긴 고기가 부드러워 거슬림이 없었다. 비주얼이 마구 헝클어져 혼란스러워 보이지만, 칼칼한 국물맛이 전체적인 인상을 깔끔하게 정리해준다. 해장용으로도 제격

도월리가

서울 마포구 방울내로 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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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10일

맑은 육수 위 흩뿌려진 파 때문인지, 초록빛 이파리 사이 스며 내리는 햇살 이라는 의미의 일본어, 코모레비, 라는 낱말이 떠오른다. 잘 어울려. 김애란의 <<달려라, 아비>>에서, 초라한 생활감을 변수로 전락시키는 상수로서의 명랑함을 느꼈던 바, 그 명랑함의 물적 대응물이 바로 진영의 평냉 이라고요.

진영면옥

서울 금천구 가산로 22-5

dreamout
5.0
10일

물결무늬처럼 겹겹이 중첩된 난축맛돈 수육은, 먹는 즐거움을 중복하고 증폭하고. 밥과의 경계가 심리스한 게, 기가 막히네요. 익숙함의 구심력 안에서 최대치의 곡선을 그어버린 맛

진심

서울 중구 충무로2길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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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10일

아삭한 파프리카와 사각거리는 줄기콩 좋네요. 비프는 힘없이 부서져 버렸지만요.

프레퍼스

서울 마포구 홍익로 25

dreamout
4.0
17일

곡향이 쿡 하고 치들어 온다. 날렵한 스테인리스 면기에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담겼네. 매장 가운데는 단체 손님 받기 좋게 배치되어 있고 벽 쪽은 4인용, 2인용 테이블. 이제 도저히 쫓아가기 어려운 서울시내 평양냉면집 신상 오픈 속도. 올해도 계속될 듯하다.

부벽루

서울 마포구 월드컵북로 345

dreamout
4.5
18일

두 달 사이 각자 많은 변화를 겪은 우리 셋은 서로 할 말이 많았다. 사시미와 메로구이 접시가 유독 더 작아 보일 만큼 널찍한 테이블에, 테이블 간 간격도 넉넉하고, 거기에 더해 조용조용한 서버들 덕분에 대화 나누기에 더없이 좋은 조건. 숙성된 사시미 맛까지 맘에 든 우리들은 대화에 더욱 더 집중할 수 있었다.

와시리

서울 성동구 무학봉28길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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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18일

가볍고 개운한 맛을 기대했던 터라 삼선낙지짬뽕의 깊고 진한 국물에 살짝 놀랐다. 면발도 예상과 달리 가늘고 긴 스타일. 기대했던 맛은 아니지만, 신선한 재료로 맛을 낸 진한 국물이 인상적

더 이제

서울 마포구 성미산로 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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