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잡한 비주얼에 잠시 당황했다. 오징어, 새우, 꽃게, 홍합이 서로 고만고만하게 자리 다투는 듯 시끌벅적한 한 그릇. 예상대로 맛의 중심은 국물이었다. 특히 꽃게와 홍합에서 우러난 풍미가 배어, 깊게 웅숭거리는 맛을 만든다. 재료의 비주얼도, 면발의 퀄리티도 이 집의 핵심은 아닌 듯하다. 겉으론 아무렇게나 조리한 것처럼 보여도, 국물은 금테 두른 듯 부드럽고 깊다. 주방에서 재료 볶는 소리, 끊임없이 들어오는 손님들. 그 ... 더보기
삼선
서울 성북구 삼선교로 22
8년 전, 처음 광화문국밥을 갔을 때는 왜 ‘면옥’이 아니냐며 혼자 투덜댔었다. 그런데 정말로 광화문면옥이라는 이름의 평양냉면집이 생겨버렸다. 그것도 이렇게 거대한 스케일로. 거대 자본의 향기가 훅 묻어나는 공간. 하지만 핵심은 하나다. 냉면이 맛있느냐, 아니냐. 고명의 모양새는 서령이나 메밀단편을 떠올리게 하는 단정한 비주얼. 배를 먼저 한입, 달다. 이어서 면을 풀어 한입, “어, 뭐지?” 메밀의 향긋함이 사악 스치고, ... 더보기
광화문 면옥
서울 종로구 새문안로 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