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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3대 순댓국의 멋드러진 대안, 태진옥. 광화문/시청 인근 순대국밥집이 10군데 정도 있는데, ‘화목’ ‘더덕’ ‘농민’을 제외하곤 다 고만고만하다 생각했습니다. 도전과 실패를 반복해서 얻은 결과랄까요? ‘태진옥’에 대한 뽈레 리뷰의 호평을 보고 (시큰둥 하게) ‘시간 나면 한 번 가보기나 하자’며 핀해놨습니다. 아이고, 여길 빨리 와봤어야 했네요. 예상보다 국물이 제대롭니다. 꼬릿한 냄새가 덜해 개취완 거리가 멀지만, 진한 첫맛과 깔끔한 뒷맛을 제대로 담은 순댓국입니다. 특(1만2000원) 기준, 실한 순대가 6개 정도 들어있고, 머릿고기도 두툼하니 쫀쫀한 식감을 잘 살렸습니다. 깍두기도 맛있고 새우젓도 튼실하니 몹시 퀄리티가 좋네요. 테이블마다 배치된 통후추 그라인더도 순대국밥집에선 신선한 경험이었습니다. 거기에 더해 친절한 사장님과 깔끔한 공간이 더욱 흡족한 기분을 느끼게 해줍니다. 아쉬운 건 (회전율이 높지 않아서?) 차가운 순대를 바로 넣고 끓였기 때문인지, 탕 속의 순대가 온전히 무르지 않았다는 것 정도겠네요. 오히려 이런 순대를 좋아하시는 분들도 계시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이 부분은 추후 ‘모듬 순대’를 먹어보고 다시 판단해야겠어요. 음식의 완성도 대비 대기줄이 없어서 더 만족스럽습니다. 인근 ‘더덕’과 ‘화목’의 긴 대기줄이 마음에 들지 않으신다면, 한 번 방문해보시길 권합니다.

태진옥

서울 중구 무교로 17-25 2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