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식당에 가려진 불백 맛집, 장평불백. 2주 만에 ‘고향식당’에 방문했는데, 휴가로 일주일 휴무... 친구와 함께 매콤한 쭈삼을 먹을 생각에 엄청 신나했으나, 그 신남이 바로 좌절로 바뀌었습니다. 실망스런 마음을 가득 담아 발길을 돌리다가, 같은 건물의 같은 층에 ‘불백’이라는 간판이 보입니다. 친구 왈 “장안평 중고차 시장의 식당들은 맛이 없으면 살아 남을 수 없는데, 저 집도 맛있지 않을까?”라네요. “그래, 먹어보고 맛없으면 욕 한 번 시원하게 하지 뭐.” 들어서며, 자리에 앉기도 전에 “고추장 불고기 두 개요!”를 외쳤습니다. 메뉴를 보니 고추장 불백(1만원)과 간장 불백(1만원) 두 종류의 불고기를 함께 파시네요. 식당 입구에서 부터 솔솔 풍기는 매콤한 냄새가 예사롭지 않습니다. 사장님이 캠핑 그리들에 생고기와 양념, 잘게 썬 묵은지를 올린 후 불을 땡겨주십니다. 집게로 휘휘 저으며 ‘양이 조금 적은가’ 싶을 때 즈음 부추와 고춧가루로 버무린 콩나물 한 무더기를 그리들 안에 부어주십니다. 이제 마음에 드는 양이 됐습니다. 왜 처음부터 부추와 콩나물을 안넣으셨냐고 여쭤보니 “질겨져요”라고 하신 후 쿨하게 가십니다. 친구와 잘 볶인 불고기를 한 점씩 입에 넣었습니다. 오! 꽤 맛있습니다. 의외의 맛에 눈이 땡그래진 친구에게 “(사장님껜 들리지 않을 정도의 작은 목소리로) 고향식당 만큼은 아니지만, 여기도 쫌 하네”라고 했더니 격하게 고개를 끄덕입니다. ‘장안평 중고차 시장 지하에 위치한 낡은 식당은 모두 다 가봐야겠다’는 생각을 해봤을 정도로 기대 이상의 맛이었습니다. 불고기 맛이 꽤 괜찮길래, 시즌 한장으로 파신다는 서리태 콩국수(9000원)도 시켜봤습니다. 비주얼은 그럴싸 한데...음... 여기는 불백 맛집인 걸로... 고향식당이 문을 닫지 않는 이상 이 집을 또 오지는 않을 것 같지만, 그래도 꽤 훌륭한 불백이었습니다. 이렇게 맛있는 불고기를 팔면서도 인근에 훨씬 더 맛있는 집이 있어 빛을 보기는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안타깝네요.
장평불백
서울 성동구 자동차시장1길 70 장안평중고자동차시장 A동 지하1층 6호
sunnyhoney @mnc123
헉 저 여기 중고차 사러갔다가 먹었던 곳이에여!!맛있었는데 ㅠㅠㅠ
비교적온순 @dulana
@mnc123 네, 정말 기대치 않았는데 맛있더라고요. 친구랑 깜짝 놀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