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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가되자
2.5
1개월

전부터 궁금하였던 모블러. 따듯한 핸드드립 커피와 아이스아메리카노, 얼그레이 휘낭시에 하나. 좁은 차도변의 아담한 서향의 카페였는데 마침 겨울의 오후라 석양의 채광이 알맞게 들었고 잘 정돈된 카페의 모습과 마침 딱 그 자리에 있어야 할 듯한 물건들이 모두 제자리에 있는 듯하여 심리적인 안정감을 주었고 음악도 마음에 들고 핸드드립 커피도 맛이 좋아 오길 잘했다는 생각을 하였으나, 항상 인생은 명암이 있는 것인지! 푸들(?) 치고는 커다란 아이를 동반하여 입장한 분들 덕에 순식간에 평화가 깨져버렸다. 우리는 개털 알러지가 아주 심한데 마침 우리 옆으로 개를 데려 오셔 자리를 잡는데 이 친구가 우리 옆에 오자마자 몸을 엄청나게 터는 순간 좋았던 겨울 오후의 카페는 공포의 공간이 되었다. 정갈하던 카페 식기들 모두에 눈에 보이지 않는 동물의 흔적들이 내려 앉는 것이 상상이 되자 숨이 막혔다. 마침 그 분들의 뒤편 손님들도 좌불안석이길래 무슨 일이가 했더니 한 분께서 강아지를 무서워 한다며 자리를 바꾸셨다. 세 테이블의 손님이 있었는데 한 테이블은 개털 알러지, 한 테이블은 개공포증, 한 테이블은 개주인. 개주인께서 개를 품에 안으셨지만, 우리는 금새 재채기를 시작하게 됐고 신체적 고통이 예견되길래 바로 일어나 나왔다. 일하는 분께 우리는 개털 알러지가 있다 불편한 기색을 비쳤더니 ‘죄송해요. 저희가 동반이라...’ 신다. ‘그럼 앞에 적어두셔야죠.‘ 라 하니 다시 ’죄송하다‘ 하신다. 못 적어둔 것이 죄송하다는 의미였을까? 앞으로도 적지 못하겠어서 죄송하다는 의미일까? “저희 카페는 애완동물을 동반할 수 있습니다. 애완동물과 같은 공간에서 디저트와 음료를 즐기고 싶지 않은 분들께 양해를 구합니다.” 라고 적어주신다면 이런 불상사가 없었을텐데.

모블러

서울 성북구 동소문로26다길 26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