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에서 열기
글쎄요
추천해요
6년

여기서 어죽도 시작했습니다. 민물매운탕 맛집이니 어죽은 당연하겠죠? 늦은 감이 있습니다. 2인분부터 주문이 됩니다. 과연... 맛있습니다. 제가 어죽집은 애써 찾아다닙니다. 전국의 맛있다고 소문난 지역의 어죽집 10여군데에서 먹어 봤는데요, 어죽을 계열로 나누면 오래 삶아 흐드러진 뼈를 그대로 내 놓는 어죽과 뼈를 체로 발라 내서 추어탕처럼 내 놓는 어죽이 있어요. 그리고 김치가 들어간 어죽과 들어가지 않고 고추장과 된장만으로 맛을 낸 어죽이 있죠. 콩나물을 넣은 어죽과 시레기와 배추로 야채 맛을 내는 어죽이 있어요. 김치가 들어간 어죽은 갱시기 같아서 추천하지 않습니다. 뼈채로 삶아서 내 놓는 식당은 뼈가 너무 부드럽게 씹히긴 합니다만 역시 먹기에는 불편해요. 뼈를 발라내건, 뼈를 다시 믹서에 갈아서 내건 뼈는 없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콩나물이 들어가면 민물생선의 오묘한 맛이 안 납니다. 깻잎이나 시레기가 더 잘 어울리죠. 대부분의 어죽집은 생쌀을 넣고 끓이지 않습니다. 탕을 끓여 놓고 손님 상에 내 놓기 전에 밥을 말아서 한 소끔 끓인 후 내어 놓죠. 그래야 밥알이 너무 흐물거리지 않으면서도 적당한 식감이 생깁니다. 탕은 아니면서 죽이어야 하는데, 팥죽같은 질감은 또 안 되는거죠. 마지막으로 어죽은 매우면 안 됩니다. 은은한 민물생선을 즐기려면 적절한 칼칼함과 아주 약간의 단 맛이 있어야 해요. 제가 내린 결론은 김치와 콩나물이 없이, 시레기나 배추를 쓰고, 고추장과 된장 베이스로 생선 뼈를 걸러낸 어죽이 맛있습니다. 여기에 민물새우나 참게로 육수를 내면 그건 끝판왕이겠죠. 지금껏 제가 먹은 어죽의 최고봉은 천안에 있는 1번 국도변에 있던 무심천 어죽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가게가 폐업했어요. 그 뒤로 어죽의 최강자라 할만한 곳은 없었어요. 어죽은 민물 생선의 좋은 맛은 내고, 흙냄새는 없어야 하고, 적당한 식감과 죽의 부드러움까지 참 만들어내기 어려운 음식이니까요. 그런데 역시 정연성의탕앤찜입니다. 이곳의 어죽은 보리고추장과 된장을 써서 발란스가 참 좋습니다. 우선 육수는 참게 육수에 민물새우로 내서 감칠맛이 좋습니다. 참게 특유의 좋은 향도 납니다. 게다가 된장의 고소한 맛과 보리고추장의 미약하지만 사라지지 않은 단맛이 조화롭습니다. 시레기가 듬뿍 들어가고, 빠가사리 등을 비롯한 고급 민물어종을 써서 향도 좋습니다. 색깔은 별로죠? 된장이 들어가서 그래요. 꼬숩습니다. 그렇다고 느끼하진 않아요. 뒷맛 어딘가에 그 꼬수븐 맛이 나요. 맛납니다. 지금껏 먹은 어죽 중 두번째. 최고의 어죽집은 사라졌으니 제가 맛 본 식당 중 최고의 어죽집입니다. 앞으로도 계속 최고의 어죽집은 찾아다닐 겁니다. 전국 3대 어죽집 이런 거 제가 만들 거예요. 그동안 어죽 먹으려면 일부러 천안이나 충청도 출장일정을 잡아서 한참 차로 들어갔어야 하는데, 걸어서 갈 수 있게 되었어요. 저는 정말 축복받은 거죠. 여기는 더 번영해도 됩니다. 사장님 츤데레식으로 친절하시고, 음식에 대한 고집 있으시고, 시스템적인 운영을 잘 하셔서 더 커져도 맛을 유지할 것 같아요. 많이들 드셔 보세요. 맛납니다.

정연성의 탕&찜

경기 군포시 번영로557번길 26-3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