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무엇을 먹을 것인가... 사람마다 취향마다 예산마다 다 다를 것이고, 저는 반은 도민이 되어서 유튜브에 있는 제주 맛집을 잘 안 믿습니다. 오늘 잠깐 유튜브로 제주 맛집을 검색해 보니, 정보들이 참 휘황찬란하더군요. 이것만 명심하시면 됩니다. "맛있는 집 1곳을 찾기 위해서는 맛없는 집 10곳을 갈 각오는 해야 한다." 저는 1인분 예산으로 좀 말씀을 드릴까 합니다. 1. 1만원 가량: 고기국수와 해장국집은 괜찮다는 곳은 왠만하면 그냥 들어가서 드셔 보세요. 다 괜찮게 합니다. 굳이 웨이팅은 하지 마시고, 굳이 멀리 찾아가지 마세요. 그러나 분점이 있다면 가급적 본점을 가시고, 해장국 집 중에 모이세 해장국집은 피하시길 권해 드립니다. 유튜브에 등장하는 맛있는 고기국수집, 맛있는 해장국집, 고사리 해장국집 다 괜찮을 겁니다. 대부분 제주도민들이 운영하는 식당들일 겁니다. 2. 2~3만원 가량: 제주도민이 추천 맛집 보다는, 관광객들이 많이 가는 관광객들이 인정한 맛집을 가세요. 제주도민들 추천 맛집들은 제주도민이 운영하는 곳일테고, 그런 곳은 좀 나이브하게 운영합니다. 성에 안 찰 겁니다. 육지에서 내려와서 열심히 살아 보려고 오픈한 식당을 가 보시는 게 좋습니다. 유튜브에 여러 맛집들이 있을텐데, 코로나 이후에도 살아남은 관광객 대상 식당들은 다 검증된 식당입니다. 그러니 이들 식당들은 왠만하면 실패하지 않습니다. 물론 취향에 따라 다를 수는 있습니다. 새로 등장한 식당들도 저는 나름 괜찮을 거라 봅니다. 3. 4~5만원 가량: 각 지역별로 맹주들이 있을 겁니다. 그 중에 양 많은 곳으로 가세요. 그냥 거기 가시면 됩니다. 그러나 여기서 제외해야 할 음식들이 있습니다. 흑돼지, 갈치, 고등어. 이 3가지는 꼭 제외시키세요. 비싸고 비싼 값을 못 합니다. 제주가 비싸다고 하는 이유는 이 3가지에 집착해서 그런 겁니다. 흑돼지는 그냥 수도권에 있는 돈사돈 지점에서 드시고, 갈치는 제가 찍어 둔 식당을 가세요. 2만원 이하면 먹을 만 합니다. 고등어는 그냥 육지에서 노르웨이산을 드세요. 뭘 제주까지 가서 고등어를 드세요. 4. 5만원 이상: 제주시나 호텔로 가세요. 그 중에 수요미식회에 나왔던 식당이 있다면 그곳을 선택하시는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 제주시에는 괜찮은 고급 식당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그런 식당을 가시느니 강남이나 광교, 분당, 일산의 식당을 가세요. 제주도에서만 먹을 수 있는 음식, 제주에 와서 꼭 먹어야 하는 음식은 없습니다. 대부분 택배가 됩니다. 고사리 해장국도, 몸국도 모두 네이버 쇼핑몰에 입점해 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뭔가를 즐기고 싶으시다면, 1번의 고기국수, 해장국, 그리고 육지 사람들이 오픈한 괜찮은 식당에서 제주의 재료로 창의적으로 만든 음식을 드시러 가시는 것이 좋습니다. 처음 제주도에 오시는 분들에게 추천하는 식당은 다음과 같습니다. 식사: 고기국수집 유명하다고 소문난 여러 곳 중 아무나, 대춘해장국(또는 함덕의 골목집, 은희네 해장국 본점), 고집돌우럭, 제주식 두루치기, 중국집마씸, 세화갈비, 신제주보말칼국수 제주본점(웨이팅도 감당할 수 있다면 한림칼국수), 김재훈고사리육개장(웨이팅 감당할 수 있다면 우진해장국), 신설오름의 몸국, 예원이네 은갈치조림, 해녀촌(회국수) 까페: 까페 함덕 델문도, 까페 원앤온리, 빽다방 사수점, 미쁜제과, 파로도토스, 친봉산장, 커피템플 제주시 술집: 이자카야 담, 제주밤밤(무늬오징어 회, 적극 추천), 연정식당(흑돼지구이+찌개, 친절을 바라시면 안 됨. 무심한 도민 맛집), 원님네포장마차(수육, 성게. 무심한 도민 맛집), 화덕앤그릴(와인. 강남의 영화네 와인셀러 같은 곳), 무용담(여름에 추천) 두번째 오신다면 굳이 그래도 도전해 볼 만한 맛집: 면뽑는선생만두빚는아내, 돈카츠 서황, 제라한 보쌈, 노조미(우동), 소리원(중국집), 제주국담, 오롯, 착한튀김, 신촌덕인당, 무거버거, 까사디노아, 산방식당(호불호갈림), 만강촌옛날칼국수, 재벌식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