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유명한 신숙 처음으로 방문. 평일 저녁 피크 타임 때 방문했었는데, 웨이팅은 없었다. 빈대떡도 유명해서 해초칼국수에다가 빈대떡도 시켜야 하나 말아야 하나…. 4분 30초 정도 실존적인 고뇌를 하다가, 지금도 충분한 돼지인데 혼자서 칼국수에 빈대떡까지 조졌다가는 너무 풍족한 돼지가 될 것 같은 위험을 느껴서, 간신히 이성을 붙잡고 칼국수만 시켰다. 씨원한 멸치 베이스 국물에, 담백함의 대명사들인 호박과 표고버섯 고명들이 면과 잘 어우러져서, 단순한 데코 이상의 훌륭한 맛의 앙상블을 자아낸다. 메인 디쉬도 훌륭한데, 올해 먹은 것 중 가장 인상깊은 밑반찬이었던 이 곳의 갓김치/배추김치도 아주 놀라웠다. 너무나 절묘하게 잘 익어서, 한 입 베어먹는 순간 웃음이 절로 나오는 맛. 간만에 아주 수준 높은 한 끼 식사를 했던 것 같다.
신숙
서울 서초구 법원로3길 21 이정빌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