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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hanghym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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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이 가게는 전에 머큐리님의 리뷰에서 본 호지차빙수가 좋아보여 가고싶다에 세이브해뒀었고 지난번에 연희동 청송함흥냉면에 들렀다가 디저트로 들러서 맛볼까 했었는데 100% 예약제로만 운영이 된다고 했어서 다음 기회를 기약했었음. 그러다 신상 함박스테이크 가게인 함반을 들러보고 싶은데 위치가 여기 티노마드에서 멀지 않은 동네여서 함반에서 이른 점심을 먹고 디저트로 들러서 맛보고 싶어 디저트를 맛보러 예약하는 건 처음인데 네이버지도에서 환불불가인 예약금 1만원을 결제하고 이제 보니 첫 타임이었던 1시에 예약을 함. 함반에서 점심을 먹고 나와 시간이 남아 근처 웅파이에 들러 미트파이도 맛보고 티노마드로 향하는데 거의 다 가서 보니 인기가 있는 것 같아 두 번이나 방문했지만 내 타입의 가겐 아니었던 이치젠 근처의 비교적 큰 건물 2층에 위치해 있었음. 좀 더 기다리다 1시가 되어 갈 때쯤 2층으로 올라가니 가게 철문은 아직 닫혀있었고 인기있는 가게인지 이용안내에 대한 것들도 적혀있었고 1시가 될 때쯤 메뉴 위 전등이 켜지고 문이 열림. 가게 안으로 들어서니 리셉션 공간 같은 게 있었고 예약자 이름을 확인 후 긴 복도를 따라 끝에서 턴을 하니 차를 즐기는 공간이 나타남. 난 가운데 여러명이 앉을 수 있을 것 같은 커다란 테이블에 안내되어 앉으니 웰컴 드링크라고 작은 잔에 차와 메뉴를 가져다 주시고 메뉴를 보고 주문은 입구 리셉션에 가서 하시면 된다고 안내를 받음. 가게를 슥 둘러보니 명상음악 같은 게 흘러나오고 가족인원이 집에서 거끔씩 태우는 인센스 스틱의 향이 은은히 남. 먼저 웰컴 드링크인 시원한 차를 마시니 대추차인 것 같은데 인기있는 찻집이라고 해서 기대핬던 좀 더 고급지거나 오묘한 맛은 아니었고 혹시나 해서 서빙하신 분께 대추차인가요?라고 여쭈니 대추가 들어갔다고 하셔서 대추차면 대추차지 대추가 들어간 건 뭘까 함. 어디선가 봤었을 때 호지차 빙수가 9천원이었어서 좀 특이한 빙수치곤 가격도 나름 괜찮다고 생각해서 온 거였고 그래서 리셉션에 가서 호지차 빙수를 주문하려고 한다니까 빙수는 카스테라가 포함된 세트로만 13,000원에 판다고 해서 쌉싸름한 차와 카스테라의 조합은 이해가 되지만 빙수와 카스테라는 뭔 조합임?의 느낌이었지만 찻집이라니 차와 페어링하는 카스테라면 좀 더 고급지거나 한 건가 싶어 차빙과 카스테라를 호지차로 부탁드림. 가게 한쪽엔 물이 준비되어 있어서 같이 놓인 종이컵에 따라 자리로 가져와 기다리는데 여러 손님들이 이것저것 가게 내부를 촬영하거나 함. 드디어 호지차 빙수와 카스테라 세트가 나왔고 호지차 빙수는 짙은 회색빛이 돌아 비주얼에서부터 흔히 접하지 못하는 타입처럼 느껴졌는데 다만 볼륨감은 기대했던 것보단 아쉬웠음. 딱히 관심은 없지만 세트로 나와서 먼저 먹으러고 흔한 카스테라 밑에 붙어있는 유산지를 떼려는데 딱히 떼어지지 않아 이미 제거하고 나온 건가하고 일본 화과자 같은 거 먹을 때 보는 나무 포크로 카스테라를 자르려는데 약간의 떡같은 탄력감 때문인지 쉽게 잘려지지 않아 자연스럽게 손으로 잡으려고 카스테라 위에 손을 대니 질감이 살짝 마른 느낌이어서 잠시만 하게 됨. 여긴 찻집이고 화과자 느낌으로 나오는 카스테란데 그럴리가 없다고 생각하고 손으로 살짝 잡고 자르는데 쉽게 잘라지진 않았지만 끝에 유산지가 걸려 유산지가 붙어있는 거였네하고 유산지를 손으로 떼어내려는데 유산지만 가볍게 떼어지지 않고 카스테라 밑부분 레이어까지 같이 떼어져 처음 접하는 시츄에이션에 잠시 입틀막하고 설마 함. 유산지에 붙은 부분은 나무포크로 긁어서 먹고 카스테라도 맛보니 적당히 달달하지만 촉촉하면서 고급진 질감 1도 없이 비교적 드라이하면서 흔한 맛에 편의점에서 산 카스테라를 깜빡 잊고 있다 며칠 지나 생각이 나 먹는 느낌의 질감이어서 갑자기 소름이 쫙 끼침. 아까 흔한 대추차를 그냥 대추차라고 얘기하지 않고 뭔가 더 들어가는 것처럼 느껴지게 대추가 들어간다고 했던 거나 이런 저퀄의 카스테라를 설명만 번지르르하게 해서 비싸게 끼워 파는 고급진 가게 코스프레 가게인가 싶어 황당했지만 참고 호지차 빙수로 눈을 돌림. 호지차 빙수는 소위 눈꽃빙수의 질감인데 무너지지 않게 조심히 떠서 한 입 맛을 보니 씁쓸하진 않고 적당히 구수한 맛으로 누구나 좋아할 만한 맛인데 달달함이 느껴져 보니 호지차 빙수 위에 진하지 않은 초콜릿 드리즐이 뿌려졌음. 초콜릿 드리즐도 너무 과하지 않게 적당한 달달함이 좋아 호지차 빙수마저 엉터리였으면 화가 날 뻔한 걸 참게 됨. 전체적으로 호지차 빙수가 궁금해 난생 처음으로 디저트를 맛보려고 미리 예약금까지 걸고 예약 후 들러봤는데 호지차 빙수만 맛볼 수 있었으면 나름 좋게 느껴졌을텐데 이 가게만의 특별함이 느껴지는 고급진 카스테라가 아닌 손님한테 내놓으면 안 되는 컨디션의 저퀄의 카스테라를 끼워서 파는 게 큰 실망이어서 별로와 괜찮다 사이의 어디쯤이지만 호지차 빙수가 살려서 괜찮다로..

티노마드

서울 마포구 포은로 112 2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