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인원이 대치동에 좀 내려달래서 나간 김에 들러볼 만한 가게가 있나 가고싶다 리스트를 보는데 근처엔 딱히 보이지가 않고 잠실 쪽이 멀지 않아 네이버지도를 보니 전에 인스타에서 봤던 건지 아무튼 메뉴 중에 덴푸라 가케 우동이 궁금했던 주우동이 눈에 들어옴. 브레이크 타임도 여유가 있어 가게 앞에 도착해 적당히 주차를 한 후 가게로 들어서니 여점원분이 마치 내가 들어오면 얘기하려고 기다린 듯 나한테 다가와 라스트 오더가 2시까지라고 함. 2시 십여분쯤이었는데 우동 한 그릇 먹는데 무슨 브레이크 타임 1시간 전에 라스트 오더인지 이해는 좀 안 됐지만 싸울 수도 앖고 슥 둘러보니 오너셰프분이 운영하는 가게는 아닌 느낌이어서 이해가 되고 알았다고 대답 후 가겔 나옴. 차에 앉아 다시 네이버지도를 살펴보다 방금 대치동에서 온 거여서 좀 허탈하긴 하지만 여기 판동면옥이 보임. 리뷰 등을 빠르게 스캔하니 내가 좋아하는 녹두지짐도 있고 혼밥러들을 위해선지 1/2 사이즈도 있어 전활해보니 일요일에도 영업중이었고 다행히 브레이크 타임도 없어서 바로 출발함. 가게는 익숙한 길가에서 살짝 들어가니 바로 보였고 근처에 적당히 주차를 한 후 가게 안으로 들어서니 가족손님 한 팀만 있었고 아마도 식사 중이었던 것 같은 여점원분이 맞이해주심 메뉴 중에 계절 특선 메뉴인 한우사골 칼국수는 아직 시작을 안 해서 불가하고 나머지는 다 가능하댜고 안내를 하시는데 난 이미 정하고 와서 비빔면과 녹두지짐 1/2 사이즈를 부탁드림. 가게를 둘러보니 한쪽 벽에 걸린 시원한 메밀밭 사진을 보니 순간 강원도로 순간이동한 느낌이면서 가슴이 뻥 뚫리는 기분이고 반대쪽엔 자가제면 뿜뿜을 자랑하는 듯 메밀 제분기도 보임. 여점원분이 메밀향이 좋은 시원한 메밀차를 내어주심. 어느 정도 기다리니 먼저 녹두지짐 1/2 사이즈와 무절임, 첨엔 녹두전을 내놓는 가게에서 흔히 보는 녹두전을 찍어 먹는 양파가 든 간장인 줄 알았었던 양파절임, 그리고 진짜로 녹두지짐을 찍어 먹는 간장이 나옴. 녹두지짐은 사이즈는 좀 아담한 편이었는데 수저를 세워 피자를 자르는 것 처럼 4등분을 한 뒤 간장에 찍어 맛을 보니 내가 선호하는 것보단 더 슴슴한 맛이어서 아마도 금년 여름에 들렀었던 평양냉면집 중에 제일 맘에 들었던 것 같은 진영면옥의 것보단 덜 인상적인 느낌이지만 비오는 날 내가 좋아하는 녹두지짐을 먹는 건 실패할 수 없음. 반찬으로 나온 양파절임도 맛을 보니 은은한 달달함도 느껴지면서 새콤해서 차라리 여기에 녹두지짐을 찍어 먹으면 더 좋을 것 같은 느낌임. 곧 이어서 비빔면이 나왔는데 역시나 정갈한 담음새부터 맘에 들고 고명을 옆으로 옮긴 후 면을 잘 비벼 맛을 보니 양념 역시 살짝 슴슴한 편이긴 했지만 그래도 녹두지짐만큼은 아니면서 내가 좋아하는 맛이어서 즉시 미소가 지어짐. 냉육수 한 잔을 부탁드리니 여점원분이 주방에 들어가 떠서 가져다 주셨고 마셔보니 역시나 진영면옥의 것만큼 코를 갖다 대는 것만으로 진한 소고기 육향이 뿜어져 나오는 정도는 아니더라도 충분히 맛에서는 느껴져 오늘 잘 왔네 함. 맛있게 뚝딱 비우고 자리에서 일어나 계산을 하면서 맛있게 잘 먹었다고 인사 후 가겔 나옴. 전체적으로 비도 오는데 메뉴에 녹두지짐도 있어 가고싶다에 세이브해뒀던 여기 판동면옥에 들러봤는데 맛도 좋고 녹두지짐 1/2 사이즈도 있고 가격도 나름 착한 편인데다 난 언더독을 응원하고픈 타입이어선지 넘 유명하고 큰 가게보단 이렇게 오너셰프분이 정성스럽게 조리한 맛난 음식을 내놓는 수수한 가게가 더 좋아 맘에 들었고 그래서 맛있다로..
판동면옥
서울 강남구 역삼로77길 5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