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어렸을 때 외식하러 남산외인아파트 1층에 있었던 희래등에 간다고 하면 어린 마음에도 설랬던 기억이 있는 나름 고급진 중식당이었는데 가끔씩 그 때 희래등은 어디로 갔을지 궁금했었음. 지난번에 판동면옥을 들렀을 때 바로 근처의 여기 남산희래등을 보곤 기억 속의 고급진 가게와는 거리가 있는 외관에 그 때 남산외인아파트의 희래등이 맞나했는데 지나면서 보니 남산타워 사진도 붙어있어서 진짠가 긴가민가하며 일단 가고싶다에 세이브해뒀었음. 원랜 사루카메 인스타 피드에서 봤던 일요일 한정 메뉴라는 다크니보시라멘을 맛보고 싶었지만 라멘을 좋아하는 손님들이 일찍부터 줄을 설 것 같아 포기하고 어디라도 나가서 먹고 싶은데 걸어서 갈만한 곳이 없을까하다 여기 남산희래등이 생각남. 일요일에도 영업중인 걸 확인 후 가게로 향함. 가게 앞에 도착해 살짝 떨리는 맘으로 계단을 내려가 지하 1층에 위치한 가게 안으로 들머서니 전에 잠실 오로라경양식에서처럼 올드하지만 나름 품격을 지키는 듯한 인테리어에 손님이 식사 후 일어서면 흰 테이블보를 교체하는 걸 보곤 진짜 희래등인 건가 기대검이 살짝 상승함. 메뉴를 스캔하며 요리류가 궁금했지만 오늘은 테스트 느낌으로 들른 거여서 연변 여종업원분께 잡탕밥을 부탁드림. 뭔가 좀 더 시간이 걸려 나올 거라 기대했던 거에 비해 마치 패스트푸드 햄버거 가게에서처럼 금방 나와 이게 뭐지?함. 잡탕밥은 고추기름이 들어갔는지 붉은 빛이 돌고 볼륨감은 좋은 편이었고 슥 보니 대왕오징어와 해삼, 잔새우, 캔 채소 같은 것들이 보이고 짬뽕국물도 곁들여짐. 잡당밥을 맛을 보니 고추기름이 들어가 살짝 매콤한 것까지는 괜찮았는데 대왕오징어는 질깃하면서 풍미는 1도 없고 해삼은 충분히 불려지지 않은데다 저퀄의 것이어선지 부들한 식감도 아니면서 풍미 역시 밋밋해서 내 기억 속의 남산 희래등은 고급진 중식당이었는데 이런 정도로 쇠락한 건가 싶어 순간 눈물이 날 것 같은 느낌임. 캔 채소들도 온도감이 충분히 볶아지지 않은 것 같은 것도 있어 소스 자체는 완전 별로까진 아니었지만 재료들이 하나 같이 다 저퀄의 것이어서 동네에 잘하는 배달 중식당보다도 못한 느낌임. 짬뽕 국물은 짭짤무거운 타입이었고 역시나 좋은 짬뽕집에서 느끼는 특별함콰는 거리가 있음. 전체적으로 어렸을 적 기억 속의 고급중식당이었던 남산외인아파트 1층에 있었던 희래등을 다시 만나는 건가 싶어 두근대며 방문해봤는데 테이블보를 매번 교체하는 등 나름의 품격을 유지하는 등 진짜 희래등이 맞나 싶었지만 잡탕밥은 저퀄의 재료를 쓴 웬만한 괜잖은 동네 중식당보다 못한 느낌이었어서 별로로..
남산 희래등
서울 강남구 역삼로 453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