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몽중헌 청담점 이후로 오랜만에 빨리 집에 가고 싶던 경험. 소위 서울에서 유명하다는 스시집들이 다 동네에 있는 것 같은데 걔 중에 가성비가 좋은 가게라고 해서 가고싶다에 세이브해둔지는 꽤 됐는데 잊고 있다 지난번에 호식이두마리치킨을 픽업하러 갔다 바로 옆에 있는 걸 보곤 카메스시 위치가 여기였구나 했음. 카메스시는 나름 인기가 있는 가겐 건지 예약이 어려운 느낌이어서 잊고 있었는데 유튜브에서 일본 스시집 영상들을 보다 갑자기 이 집이 생각나 네이버지도를 보니 주말에 한 자리가 예약이 가능해 궁금증을 풀 겸 예약금 2만원을 입금 후 컨펌을 받음. 10분 전부터 입장이 가능하다고 해서 시간에 맞춰 도착하니 2인 손님 한 팀만 있었고 가게문이 열러 들어서니 예약자 이름 확인 후 아크릴 패널로 나뉘어진 1인석에 안낼 받아 앉으니 찬 물을 드릴지 아니면 따뜻한 물을 드릴지 문의하셔서 따뜻한 물을 부탁드림. 따뜻한 호지차와 온도감이 아쉬웠지만 사이즈는 커서 고급 느낌을 주려는 건가 싶은 물수건을 내어주심. 네타는 어느 정도 이미 썰어져 준비되어 있는데 요즘 같이 건조한 날씨에 너무 일찍 썰어 놓으면 쉽게 마르지 않을까 살짝 우려도 되고 그마저도 강남 스시집에서 우려하는 얇고 비교적 아담한 사이즈로 썰려있는 데다 퀄리티도 좋아 보이진 않아 셰프분이 열심히 생와사비를 아마도 상어강판에 갈고 계시는 게 고급진 느낌을 주려는 퍼포먼스로 보임. 맨 처음 내어주신 조개육수가 들어갔다는 계란찜은 딱히 맛이 좋거나 온도감이 충분히 좋지도 않아 그냥 그렇고 이모님들이 스시를 손으로 집어 먹는 경우 손을 닦을 테부끼를 세팅해 주시는데 이런 걸로 고급진 느낌을 주려는 건가 함. 스시는 참돔과 소금과 영귤 즙을 뿌린 광어로 시작을 했는데 약간 짭짤한 간의 샤리는 살짝 설 익은 느낌이고 이어서 절인 마늘을 올린 방어는 제철인데도 1도 기름지지 않아 지난번 스시코야의 것과 비교할 가치가 없는 정도인데다 그마저도 코스트 다운을 위해 네타가 얇게 썰어져 맛이 밋밋함. 유즈코쇼를 올린 훈연한 삼치와 미소시루 후 삼치구이가 나왔는데 밋밋하고 수분감도 부족해서 약간 얼척이 없는 경험이어서 여기가 스시집 맞는 건가 싶고 남대문시장의 잘 굽고 촉촉한 삼치구이가 머릿속에서 빙글빙글 도는 느낌임. 셰프분은 가끔씩 스시 맛이 괜찮으신지 물으시는데 완전 별론데요라고 대답하면 갑분싸일 것 같아 그냥 네 함. 비린내가 날랑말랑 선을 타는 전갱이 다음에 나온 아카미츠케부턴 샤리의 수분감과 익힌 정도가 좀 나은 느낌이고 주토로도 저퀄이어서 풍부한 기름짐이나 맛은 1도 없어 물에 빨아서 나온 건가 싶어 이때부턴 빨리 집에 가고 싶어짐. 쓴 맛 나고 향긋함 1도 없고 수분감도 좋지 않아 놀란 아부리한 금태, 소금을 살짝 뿌리고 다행히 쓰진 않았던 우니를 올린 가리비관자, 살짝 씁쓸했던 아부리한 고등어, 부드럽지만 뻑뻑해서 놀라고 목이 막혀 물을 찾는 처음 접해 보는 경험이었던 아나고로 스시는 끝이 남. 식사로는 표고버섯으로 육수를 낸 우동이 나오고 달달함이나 수분감이 고급지지 않았던 후토마끼 그리고 양이 모자라신 분은 손님이 원하는 피스가 아닌 남아있는 네타를 올린 스시를 랜덤으로 한 피스씩 더 드린다고 해서 손님마다 다 다르게 내어주시는데 난 유즈코쇼를 올린 훈연 삼치 한 피스를 더 맛보고 치즈가 들어간 달달한 교꾸는 겉면은 드라이하고 암튼 별로여서 이게 평점 4.2의 인기있는 엔트리급 강남 스시집의 실체구나 함. 디저트로 메밀 아이스크림이 먹기 불편한 벛꽃 스푼과 나와 일반 스푼으로 부탁드렸고 메밀이 설탕 코팅이 된 건지 아니면 아이스크림 안에 설탕 결정이 들어있는 건지 결정이 씹힐 때 나름 좋아 메밀 아이스크림이 제일 나은 느낌인데 난 맛난 스시를 먹으러 온 거여서 이게 무슨 시츄에이션임? 함. 전체적으로 가성비가 좋은 스시집이라고 하고 우연히 자리가 있길래 들러봤는데 스시 네타를 준비할 줄 모르는 게 아니라면 저퀄의 네타를 쓴다고 밖엔 설명이 안 되는 흔한 회전초밥집보다 못한 경험이었어서 별로로.
카메스시
서울 강남구 선릉로121길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