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남동에 다인이 처음 오픈했을 때 들러서 맛봤던 돈테키가 나름 좋아 나중에 가족과도 재방문을 했던 기억이 있는데 한동안 잊고 있던 다인이 닫았나 싶더니 근처로 이전해서 새로 오픈했다는 인스타 피드를 보고 전부터 새로 메뉴에 들어간 나폴리탄 스파게티과 함박스테이크가 궁금하던 차에 들러봄. 가게로 향하는 길에 웨이팅이 긴 가게가 있어 보니 역시나 쿄라멘이었고 좀 더 골목 안쪽으로 들어가니 1층에 월량관이란 중식당이 있는 건물 2층에 있었고 외부 계단을 통해 올라가니 가게 문엔 딱히 다인이란 상호 같은 건 보이지 않아 미리 알고 온 게 아니면 잠시 머뭇거릴 수도 있을 것 같은 느낌임. 가게 문을 열고 들어서니 내가 첫 손님이었고 키오스크로 주문하는 시스템이어서 보니 예전 메뉴에선 유일하게 맛보지 못했던 네기부타동만 남아있고 그 외엔 비교적 신메뉴인 함바그와 나폴리탄뿐이어서 단촐했음. 가격도 보니 나폴리탄 스파게티는 9천원 정도 그리고 함박스테이크는 1만원대 초반 정도를 기대했었는데 각각 12,000원과 16,500원이어서 예전 초심을 잃으신 건가 했지만 요즘 워낙 물가가 올랐다니 일단 음식이 나오면 맛보고 판단하자고 하고 가장 최신 메뉴고 좋아하는 함바그를 주문함. 서빙을 담당하시는 여동생분이 QR코드 체크인을 도와주시고 물이 든 피처와 컵을 내어주심. 물을 마시면서 가게를 둘러보니 제이팝이 흘러나오고 어느 정도는 직접 꾸미기도 하셨다던데 그래선지 예전 가게보단 뭔가 살짝 휑하면서 아마추어 느낌이면서 가게가 가로로 긴 타입이어선지 주방도 가려서 안 보이고 전체적으로 분위기는 전보단 아쉽게 느껴짐. 기대했던 것보단 덜 기다려서 주방에서 오빠분이 조리한 함바그를 여동생분이 받아 트레이 위에 얹어 건네주심. 슥 보니 일단 함박스테이그의 볼륨감이 상당해서 최근 유행하는 숯불에 구운 아담한 함박스데이크를 내어주는 타입의 가게들에서 보는 함박스테이크 3-4개를 합한 정도여서 맛만 좋으면 16,500원이란 가격이 딱히 별론데란 생각이 사라질 것 같은 느낌임. 먼저 양배추 샐러드를 맛을 보니 흔한 시판 참깨드레싱이 뿌려져 딱히 할 말은 없고 곁들여진 잘게 썬 고추 피클은 상큼은은히달달한 타입이고 무 피클은 유자가 들어갔는지 유자향이 은은함. 이번엔 무 오로시가 올라간 함박스테이크를 같이 주신 나이프로 자르려는데 딱히 불편할 정도까진 아니지만 접시가 넓고 평평한 타입의 서양식 식기가 아닌 일본식 식기여서 살짝 어색한 느낌이어서 젓가락으로 자르는 타입으로 하던지 아니면 차라리 서양식 식기로 바꾸는 게 나을 것 같은 느낌임. 나이프로 자르는데 아주 탄탄히 치대진 타입은 아니어서 젓가락으로도 잘라질 것 같고 무 오로시를 곁들여 맛을 보니 육향도 좋고 육즙도 좋아 전에 좋았던 판치야의 것만큼은 아니더라도 양송이식당의 것 정도는 되는 제법 괜찮은 맛인데 다만 소스가 무 오로시가 어울릴 것 같은 간장 베이스의 좀 더 가벼운 와후소스 느낌이 아닌 점도가 있으면서 진한 편의 짭짤달달한 테리야끼소스여서 좋은 함박스테이크의 맛을 가리는 느낌인 게 아쉬움. 피망과 버섯도 적당히 조리됐고 함박스테이크를 다 먹고 남은 소스엔 밥을 넣어 깨끗이 비우고 일어나려는데 오빠분이 오셔서 소스 맛을 원래보단 덜 짜게 조리한 건데 어떠시냐고 피드백을 받으시려고 물으시길래 와후소스 얘기까지 하긴 넘 길 것 같아 그냥 짭짤한 걸 좋아해서 괜찮다고 말씀드림. 전체적으로 돈테키를 맛있게 먹었던 가게인 다인이 새롭게 옮겨서 재오픈했다고 해서 들러 함박스테이크를 맛봤는데 함박스테이크 자체는 좋았는데 테리야끼소스가 함박스테이크의 맛을 가리는 느낌인 게 좀 아쉬웠지만 그래도 여전히 정직한 가게의 느낌이어서 더 나아지길 바라며 응원의 맘을 담아 맛있다로..
다인
서울 마포구 동교로46길 10 2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