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어렸었을 때만큼 탕수육을 좋아하진 않지만 그래도 최근에 들렀던 길동 짜장면의 탕수육처럼 여전히 탕수육 맛집이 있다면 궁금해서 들러보는데 예전부터 탕수육 맛집으로 알려진 가게들 말고 근래라고 하긴 좀 됐지만 신락원에서 만났었던 탕수육은 오랜만에 두근거리는 경험이었음. 심플한 비주얼이지만 라이트한 달달함과 점도의 소스 그리고 공력이 느껴지는 에어리하면서 쉽게 눅눅해지지 않는 튀김옷의 탕수육을 보는 순간 마치 오라가 뿜어져 나오는 것 같았고 맛도 좋아 오랜만에 좋은 탕수육을 만나서 좋았고 두 번 더 방문했었음. 하지만 두 번째 방문부터는 탕수육에서 뿜어져 나오는 것 같은 오라가 안 느껴졌고 비주얼도 그렇고 맛이나 질감도 뭔가 살짝 덜 좋아서 무슨 일이지 했고 그러고 둘러보니 첫 방문에선 사진으로만 뵀던 왕기명 셰프분이 홀에 계셨어서 이제 주방은 넘기셨나 보다 했고 그래서 맛이 처음만큼 좋지 않은 건가 했고 한 번 더 방문했는데 역시나 첫 방문때 맛봤던 탕수육이 아니어서 그 이후론 안 갔었음. 그러다 Capriccio06님의 리뷰에서 여기 리진을 보게 됐고 신라호텔 팔선에서 근무하셨던 셰프분이 차렸다고 하길래 뭔가 예전에 역시나 팔선에서 계시던 셰프분이 나와서 차렸다고 해서 궁금해서 들렀었던 맛이차이나가 생각났음. 일요일에도 영업을 해서 오후 영업시간 오픈 때쯤 가게 앞에 도착하니 내가 좋아하는 커피가게인 커피그라운즈에서 멀지 않았고 계단을 통해 2층에 위치한 가게로 오르니 작년에 들렀었던 가게 중에 기억에 남는 가게인 진영면옥에서 봤던 조리기능장 마크가 보여 비슷하게 기억에 남는 경험일까 함. 가게 안으로 들어서니 적당히 아담하면서 뭔가 심플하면서도 정갈한 느낌이고 편한 자리에 앉으시라고 해서 창가 테이블에 앉으니 재스민차와 메뉴를 가져다 주셨는데 메뉴는 딱히 볼 것도 없이 안심탕수육 1-2인 사이즈를 부탁드림. 밑반찬으로는 자차이와 얇은 단무지가 나오고 어느 정도 기다려 드디어 안심탕수육 1-2인 사이즈가 나왔는데 이미 적당히 시큼은은히달달한 냄새도 그렇고 비주얼도 호텔 중식당 같은 데서 보는 타입임. 한 개를 집어 슥 보니 튀김옷이 뭔가 미리 한 번 튀겼다 다시 한 번 튀긴 건가 싶게 기름이 밴 느낌인 건 의왼데 식초 좀 많이와 고운 고춧가루를 넣어 만들어둔 간장소스에 찍어 맛을 보니 소스는 선호하는 것보단 살짝 더 점도가 있고 고기는 안심이라는데 프리미엄 돈카츠에서처럼 아주 부드러운 타입은 아니어서 흔한 등심 탕수육과 딱히 다르게 느껴지진 않고 튀김옷은 가볍게 바삭하기보단 쫀득부드러운 타입임. 레몬의 시큼함이 느껴지는가 했는데 역시나 레몬 조각도 들어있고 맛있게 먹으면서 어린가족인원을 위해 새우볶음밥 곱빼기를 포장 부탁드림. 다 먹을 때쯤 준비된 새우볶음밥 곱빼기가 든 비닐백을 받아들고 계산 후 가겔 나옴. 집에 와서 포장을 푸니 호텔 느낌 계란탕과 짜장 소스도 들어있고 어린가족인원이 먹을 때 맛을 보니 아무래도 시간이 지났고 밀봉됐었어선지 고슬함이 좋거나 하진 않지만 맛은 괜찮았고 짜장 소스도 맛을 보니 적당히 달달하면서 양파의 아삭함이 살아있는 타입이었음. 전체적으로 좋은 탕수육을 맛볼 수 있는 가게인가 궁금해서 들러봤는데 호텔 중식당 느낌의 탕수육은 맛있지만 탕수육 맛집이라고 하기엔 뭔가 2% 정도 부족한 느낌으로 역시나 살짝 아쉽게 느껴졌던 길동 짜장면의 탕수육을 맛봤었을 때와 비슷한 느낌이었고 멀리서 일부러 들를 정도는 아니더라도 근처에 왔을 때 맛난 탕수육이 맛보고 싶으면 충분히 들러볼 만하고 가성비도 좋은 느낌이어서 맛있다로..
리진
서울 동대문구 전농로 105 2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