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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hanghymn

추천해요

1년

탕비실에서 산 콜드브루를 들고 성천막국수가 있다는 골목에 다다랐는데 뭔가 분위기가 내가 동대문구에 올 때면 생각나는 커피그라운즈의 골목 분위기와 비슷한 느낌으로 조용한 골목인데 가게에 거의 다 오니 갑자기 줄 선 손님들이 보여 헉 함. 이렇게 인기있는 가게였나 했고 지금 리뷰를 쓰면서 골목 분위기가 커피그라운즈의 것과 비슷해 얼마나 떨어진 동네에 있는 건지 네이버지도에서 검색을 하니 바로 옆이어서 깜놀하고 그동안 커피그라운즈를 몇 번이나 들렀었는데도 20여 미터 옆에 있는 성천막국수를 한 번도 못 봤다니 눈을 장식으로 달고 다니나 보다 함. 커피그라운즈는 토요일날 쉬는지라 오는 길에 탕비실에 들러서 콜드브루 한 잔을 픽업한 건데 토요일만 아니라면 성천막국수에서 막국수 먹고 나와 바로 옆 커피그라운즈에서 커피 한 잔하면 딱이겠네 함. 노포 느낌이어선지 따로 웨이팅 시스템 같은 건 없이 줄 서서 기다리는 거였고 어느 정도 기다려 거의 입구에 다다랐을 때쯤 한 명 손님 있으신지 물으셔서 손을 드니 안낼 받아 창가 카운터석에 앉음. 따로 제육 반 접시라도 맛봐야 하나 했는데 반갑게도 혼밥 손님만 주문이 가능한 제육 4-5점이 곁들여지는 혼밥 1인 메뉴가 있길래 얼른 비빔막국수로 선택해서 혼밥 1인 메뉴를 부탁드림. 먼저 면수를 가져다 주셔서 면수를 마시면서 기다리니 드디어 비빔막국수 1인 혼밥 세트가 나왔는데 어떻게 먹는 건지 이모님께 여쭈니 그냥 그대로 드시면 된다고 하심. 맛있게 먹는 방법이 설명된 짠지는 달달함은 1도 없이 적당히만 짭짤한데 먹는 방법을 대충 읽어선지 그냥 그대로만 맛봤었는데 이제 보니 양념장과 겨자, 식초를 섞어서 먹는 건가 본데 담엔 그렇게 시도해 보는 걸로.. 먼저 제육을 슥 보니 삼겹 부윈데 새우젓 같은 것도 없어서 문의를 하니 그냥 드시면 된대서 맛을 보니 아주 특별하진 않지만 이미 적당히 간이 되어 있고 특별한 향 같은 게 가미되지 않은 그냥 돼지고기의 좋은 육향 뿜뿜이면서 적당한 짭짤쫀득함이 좋아 원산지가 어딘지 살펴보니 국내산 생고기 삼겹살 부위 한 판을 사용한다고 설명이 되어 있어 고개가 끄덕여짐. 이번엔 역시나 그냥 드시면 된다고 하신 비빔막국수를 잘 비빈 후 맛을 보니 면은 투둑하고 쉽게 끊기는 타입이 아닌 서북면옥이나 태천면옥 비슷한 느낌으로 막국수 면이 좀 도톰해서 막국수치곤 탄력이 있는데 참기름의 고소함에 양념장은 적당히만 매콤달달함이 좋아 고명 같은 건 1도 없지만 나름의 매력이 느껴져 왜 인기가 있는지 이해가 되고 볼륨감도 아쉽지 않아 맛있게 다 비우고 자리에서 일어나니 제법 배가 부름. 전체적으로 군자동 브네에서 돈카츠를 맛있게 먹고 나와 멀지 않은 곳에 또 다른 들러볼 만한 가게는 없나 보니 가고싶다에 세이브해둔지 몇 년이나 된 여기 성천막국수가 보여 밀린 숙제 하는 느낌으로 큰 기댄 없이 들러 1인 혼밥 세트를 맛봤는데 장식 같은 건 1도 없이 본질만 추구하는 bare bones 느낌의 제육이나 비빔막국수는 나름의 매력이 있었고 맛있다로..

성천 막국수

서울 동대문구 답십리로48나길 2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