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가게는 투명한반창고님의 리뷰에서 보고 나름 홍대 느낌의 가게 같아 보여 오후 오픈 시간에 맞춰 들러봄. 가게 밖 창가엔 젊은 오너 셰프분의 부모님이 선물하신 아들 화이팅!!!이라고 쓰인 난이 놓여있고 가게 안으로 들어서니 뭔가 사관생도가 생각나는 깔끔한 크루컷을 하신 친절하신 젊은 남자 사장님이 맞이해 주심. 주문은 입구 근처 카운터 위에 놓인 키오스크로 하는 방식이었고 첫 방문이라 기본 메뉴인 돈코츠라멘을 주문하고 편한 자리에 앉으시라고 해서 앉음. 가게를 들어서자마자 확 풍기는 인센스 향은 어디서 나는 건지 보니 안쪽 카운터 위에 인센스 스틱이 타고 있고 가게 내부를 둘러 보니 깔끔하신 외모의 젊은 사장님만큼이나 번쩍번쩍하게 깨끗이 관리되는 느낌으로 향을 피우신 것도 돈코츠의 꼬릿한 향조차 나지 않게 하려는 깔끔하신 성격이 느껴짐. 카운터 위엔 물이 담긴 피처와 소금, 깨, 후추 같은 조미료들과 반찬 느낌으로 타카나가 준비되어 있어 타카나를 조금 덜어 맛을 보니 살짝 매콤한 타입임. 언제 오픈하신 건지 여쭈니 1.17에 오픈했다시며 원랜 11월에 오픈 예정이었는데 손가락이 부러지는 바람에 늦어졌다고 하시고 돈코츠 국물은 돼지뼈에 붙은 지방 같은 것들을 깨끗이 제거하고 오랜 시간 끓여서 깔끔하면서도 점도는 어느 정도 있는 타입이라고 설명해 주심. 어디 다른 가게에서 근무하셨던 건지도 여쭈니 그렇진 않고 일본에서 라멘을 많이 드셨다는데 라멘을 좋아하셔서 직접 오픈하신 느낌임. 어느 정도 기다려 드디어 돈코츠라멘이 나왔는데 일단 볼륨감은 푸짐하기보단 강남 느낌으로 정갈한 담음새고 먼저 국물을 맛을 보니 불향이 느껴지고 돈코츠 맞구나 싶게 잡내 아닌 적당히 좋은 돼지의 풍미 뿜뿜임. 혹시나 간이 심심할까 걱정했는데 지방을 깨끗이 제거하고 이 정도의 점도가 나오는 게 쉽지 않다는 사장님의 설명처럼 오랜 시간 끓이셨는지 간도 심심하진 않고 차슈에서뿐만이 아닌 국물에서도 불향이 제법 배어있어 뭔가 상수역 라멘반라이가 생각남. 차슈는 아주 얇게 슬라이스 하셨는데 돼지고기의 풍미와 불향이 좋고 살짝 초절임된 멘마는 쫄깃하기보단 부드럽게 설컹 씹히는 타입이고 아지타마고는 단맛은 거의 없이 짭짤한 타입인데 반숙으로 잘 삶아졌는데 감칠맛은 살짝 부족한 느낌임. 밥도 제공된다는데 다른 곳도 들를 예정이어서 라멘만 깨끗이 비운 후 잘 먹었다고 인사 후 가겔 나옴. 전체적으로 인스타에서 봐도 그렇고 뭔가 매니아 느낌의 젊은 사장님이 하시는 가게 느낌이어서 기대감을 갖고 들렀는데 지방을 깔끔하게 제거하고도 어느 정도 점도가 있게 오랜 시간 끓이시다보니 차슈뿐만이 아닌 국물 전반에 배어있는 불향이 호불호가 있을 것 같긴 하지만 예전 합정 길라멘 정도까진 아니더라도 충분히 홍대 수준이고 맛있다로..
카쥬아루
서울 서초구 강남대로10길 60-1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