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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hanghymn

추천해요

5년

첫 방문에서 나온 순간 엄청난 공력이 느껴졌던 탕수육의 자태로 한눈에 가슴을 쿵쾅거리게 했던 신락원에 이번에는 큰 기대를 갖고 가족과 방문함. 가족구성원중에는 탕수육 맛있는거 먹으러 가자고 하면 중식 싫어한다고 고개를 젖는 인원이 있는데, 말없이 따라나서서 속으로 살짝 놀람. 강렬했던 명품탕수육이 진짜였는지 혹시 착각했던건 아니었는지 빨리 다시 확인하고 싶어서 빨리 재방문하고 싶었으나 두번째 방문에선 다른요리들도 명품탕수육 수준인지 확인하고 싶어 인원을 모으다보니 시간이 좀 걸렸음. 지난번에 신락원을 다녀오고 아마도 하루이틀정도는 계속 여운이 남았던거 같음. 이번엔 출발하면서 기대감도 있었지만 혹시나 내가 착각했던거면 어쩔까, 첫 방문때와는 달리 기대감이 저절로 장착된 상태였기때문에 실망할까 약간의 두려움도 있었음. 가게가 가까워지면서 심장이 살짝 빨리 뛰기 시작함. 가게오픈시간인 11시반을 넘겨 11시45분경에 도착하니 다행히 가게앞이 비어있어서 차를 가게에 바짝 붙여 주차하고 들어가니 지난번과 같이 여사장님이 밝은 미소로 맞이해주시고 지난번에 사진 많이 찍었던 손님인걸 기억하심..헐.. 자리에 앉아 탕수육 대자와 다른 요리 한가지 더 와 식사를 주문할지 아니면 가장 대표적인 요리들로 이루어진 A코스요리를 3인분 시키고 어디선가 봤었는데 코스에 나오는 요리 한가지를 탕수육으로 바꿔도 주신다는걸 봤어서 여사장님께 여쭤보니 가능하다고는 하셨는데, 고추잡채&꽃빵도 맛있다고 하시길래, 고민하다 여러 요리를 맛보고 싶어 A코스요리 2인분과 탕수육 소자를 주문함. 밑반찬으로 나오는 단무지는 평범하고 자차이는 흔히 기대하는 맛과는 달리 짜지않고 아삭상큼해서 최근에 이태원 누랑즈뉘에서의 것과 비슷한 느낌이었음. 조금 기다리니 게살스프가 나왔는데, 특별한 맛은 아닌 비교적 평범한 맛이었음. 살짝 걱정이 됨. 탕수육은 맛이 단편이라 나중에 나오지만 미리 나오도록 부탁드렸던 탕수육이 제일 먼저 나옴. 두근두근댐. 먼저 한점을 집어 맛을 보니 너무 식히지도 않고 흥분해서 빨리 입에 넣었는지 입천장 나가는줄.. 두번째건 좀 식혀서 맛을 보니 역시나 명품튀김옷이었음. 공기층이 많이 있는 찹쌀튀김옷으로 파사삭 부서지면서 고기가 이에 닿는데 아주 살짝 잡내가..헐.. 세번째걸 먹으니 안남. 하긴 기대치가 높은 신라호텔 팔선이나 예전 리츠칼튼호텔 취홍같은데서도 가끔 그러는 수는 있었음. 그 다음에는 안났었음. 휴우~ 워낙 기대치가 높아 완벽한 걸 기대하다보니.. 특히나 탕수육소스의 은은한 단맛과 신맛은 너무 절묘했음. 가게에 들어오고 나서 계속 동네손님인것 같은 손님분들이 계속 들어왔는데, 이때쯤 자리가 대부분 참. 예약손님도 제법 있는듯.. 곧 이어서 코스요리 첫번째인 유산슬이 나왔는데, 평소에도 유산슬은 좋아하는데, 맛을 보니 진하진 않고 담백한쪽에 가까웠는데 새우는 탱글탱글하고 맛도 살아있고, 오징어는 얇게 잘 저며서 전혀 질기거나해서 먹기 힘들지 않고 식감이 너무 좋았음. 그래선지 해삼이나 나머지 야채류는 덜 튀는 맛이었던.. 다음으로 칠리새우가 나왔는데 순간 깜놀. 작은새우나 아담한 새우를 기대했었는데 떡 하니 중하나 대하사이즈의 새우 네마리가 나옴. 가성비 오진다고 생각함. 커서 잘라서 맛봤는데, 살짝 매콤하면서 진한 칠리새우맛으로 좋았는데 선호하는것보단 살짝 더 진한 느낌. 이어서 깐풍기가 나왔는데, 보는 순간 맘에 듦. 소스가 흥건히 덮혀진 류가 아닌 메뉴이름대로 드라이하게 볶아내서 맘에 들었음. 옆의 가족 일원이 잘라진 깐풍기 단면을 보라고 함. 육즙이 가득했음. 맛을 보니, 육즙이 가득하고 매콤한 편으로 어린아이라면 못 먹을지도.. 역시나 이 집은 튀김류에 커다란 공력이 있다고 생각됨. 탕수육을 튀기는 같은 튀김공력이니 이해가 됨. 마른고추도 매워서 쓰흡쓰흡하면서도 깨끗이 다 비움. 다음으로 주인아주머님께서 맛있다고 하신 고추잡채&꽃빵이 나옴. 개인적으로 고추잡채는 좋아하지 않는데, 살짝 매콤하면서 감칠맛이 있지만 다른 튀김류가 워낙 뛰어나서 상대적으로 덜 좋았음. 이어서 짬뽕과 짜장면 중에서 선택했던 짜장면이 식사로 나옴. 첫번째 방문에서 맛봤던 유니짜장, 신락면, 새우볶음밥은 탕수육에 비해 특별한 감흥은 없었었는데, 미니사이즈로 나온 짜장면은 고깃덩어리가 없는 갈은 고기베이스여서 유니짜장느낌으로 맛은 너무 달거나 하지않고 적당히 달달해서 괜찮았고 고깃덩어리가 살코기가 들어간 경우에 질겅한 부분이 씹히면 기분이 상하는데 간고기베이스여서 맘 편하게 흡입할 수 있어서 좋았음. 마지막으로 지난번과 같은 밋밋한 맛의 단호박푸딩으로 마무리하고 계산을 함. 계산대에 뭔가 빨간 아담한 통이 있어 이게 뭐냐고 여쭤보니 이쑤시개라고 하심. 어떻게 하는거냐고 여쭤보니 뚜껑을 누르면 된다고 하심. 뚜껑을 누르니 이쑤시개가 꽃이 피는것처럼 활짝 펴짐. 순간 아이언맨 연구실인줄.. 전체적으로 여긴 튀김요리류에 뛰어난 공력이 있는 문파의 본산으로 이런 본산의 창시자분이 어린 셰프들이 피 튀기게 경쟁하고 있는 홍대나 강남같은데서 같이 경쟁 안하시고, 멀리 떨어져 덜 유명한 동네에서 주변 주민들에게 엄청난 공력을 숨기고 맛난 중식을 내놓는 뭔가 높은벼슬을 지내던 재상이 벼슬을 내려놓고 고향에 돌아와 서당같은걸 하면서 본인의 지식을 나눠주며 지내는 느낌으로 대중들에게도 맛난 음식을 맛보게 해주는 삶을 살고 계신것 같았음. 예전에 어디 다른데서도 본 것 같긴 한데, 가게 벽에 붙은 호화대반점 멤버들을 보니 요즘 제일 잘 나가시는 이연복셰프님도 있던.

신락원

서울 동대문구 전농로20길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