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집은 아마도 함박스테이크집을 찾을때 눈에 들어와서 가고싶다에 세이브해두고 있었는데 인스타계정도 있어서 팔로우하고 보다 보니 깜놀했던 기억이 있음. 인스타에 올라오는 사진들이 워낙 여자감성이어서 요즘 자주보는 젊은 여사장님이 하시는 가겐가보다 생각하다가 남자분이 한명도 아니고 세명이 운영하는 가게여서 마치 여자인줄 알고 연락을 주고 받던 썸을 타던 상대가 만나보니 남자여서 흠칫하는것 같은 느낌이었음. 가게는 다가가서 보니 예전에 들렀었던 잇텐고 건너편에 위치해 있었는데 오면서 만약에 대기손님이 줄 서 있거나 한 인기 가게면 예전에 홍대쪽에 차를 갖고 왔을때 지나치면서 보고 가고싶다에 세이브해뒀던 마포즉석모밀촌으로 가자고 생각했는데 12시반이 되기 조금 전에 도착해서 보니 대기손님은 없었고 가게 안에도 자리가 있어서 편한 자리에 앉으라는 안내를 받고 닷찌형태로만 이루어진 자리 한군데 앉음. 메뉴를 갖다주셨는데 원래 클래식한 메뉴를 좋아하다보니 함박카츠란 메뉴 자체가 이미 그렇게까지 클래식한 메뉴가 아니긴 하지만 그래도 그 중에 클래식한 느낌이면서 대표메뉴인것 같은 치즈 데미 함박 카츠를 주문함. 오면서 몇개의 리뷰등에서 본대로 닷찌석이 없는 반대편 벽쪽에 마련된 셀프로 준비하는 커틀러리나 찬물등을 따라서 자리에 가져옴. 리뷰등에선 대기손님도 많고하는 얘길 봤었는데 오늘은 손님이 그렇게 많지 않은 걸 보면 더운 여름시즌이라 여름메뉴로 냉함박카츠란것도 있지만 함박카츠란 메뉴들이 더운 음식이다 보니 그런가보다 혼자 생각함. 어느정도 기다리니 사진등에서 봐서 익숙한 비쥬얼의 전골냄비나 뚝배기같은 그릇에 뚜껑이 덮혀 치즈 데미 함박 카츠가 나옴. 트레이에 같이 나온 것들을 살펴보니 평범한 참깨드레싱이 뿌려진 양배추샐러드와 반찬으로 산고추절임과 단무지, 밥, 그리고, 디저트로 당고같이 생긴게 나옴. 뚜껑을 열어 치즈 데미 함박 카츠를 보니 데미그라스소스가 자작하게 담겨있는데 양송이라던지 볶은양파, 브로컬리도 들어가있고 매쉬드포테이토 위에는 얇게 썰어 튀겨진 연근이 올라가 있음. 먼저 스푼으로 데미그라스소스를 떠서 맛을 보니 달달하지 않고 내가 좋아하는 약간 짭짤하면서 사골 우린 맛이 나는 신당동 판치야의 것과 비슷한 느낌으로 조금 더 점도가 있었는데 자가제조한 느낌이어서 나중에 밥을 한번 리필할때 데미그라스소스를 직접 만드시냐고 물어보니 그렇다고 하심. 럭비공 형태의 함박 카츠를 어떻게 잘라야하나 생각하다 일단 포크로 누르고 나이프로 반을 자르니 안에 있는 함박 스테이크 패티와 모짜렐라치즈가 모습을 드러내는데 함박 스테이크는 적당히 튀겨져 가운데 부분은 핑크빛이 살짝 보이고 녹은 모짜렐라치즈는 즉시 데미그라스소스로 다이빙해서 흘러 들어감. 빵가루튀김옷도 역시나 바삭하게 잘 튀겨짐. 반으로 잘라도 역시나 먹기엔 커서 두덩어리로 잘라진 함박 카츠를 다시 한번 이번엔 세로로 잘라 전체적으론 십자로 자르니 이젠 어느정도 젓가락으로 집어 입으로 적당히 잘라 먹을 수 있는 크기가 됨. 함박 카츠의 패티는 신당동 판치야의 것보단 살짝 더 갈아진 정도지만 지난번 미아사거리역 근처의 동네함박 정도로 갈아지진 않아 그래도 씹는 맛도 있고 아마도 향신료등을 적당히 넣고 반죽한 패티는 향도 역시나 괜찮음. 다만 난 개인적으로 모짜렐라치즈가 피자나 아니면 원래 들어있어야 하는 음식이 아닌데 들어간 오늘의 이런 변형된 형태는 그다지 좋아하진 않는지라 꼭 반갑진 않음. 이 가게엔 그나마 이 메뉴가 제일 클래식한 메뉴여서 선택한거임. 모짜렐라치즈는 쭉쭉 늘어나는데 난 번거롭지만 여자손님들은 좋아하겠다라고 생각함. 매쉬드포테이토는 어느정도 뜨거울거라 생각하고 호호 불며 먹었지만 예상한거보다 더 뜨거워 찬물을 마셔서 위기를 벗어남. 전체적으로 뜨겁지만 호호 불면서 맛있게 먹고 디저트로 놓여있는 당고처럼 생긴걸 입에 넣으니 엥?함. 난 당고처럼 생겨서 쫄깃한 식감을 기대했는데 홈런볼에 화이트초콜릿을 묻혀 놓은거여서 너무 달기도 하고 아무튼 자가제조한 데미그라스소스의 나름 깊은 맛에 뭥미?하는 느낌이어서 영 아니었음. 차라리 뭔가 짭짤달달한 다른 디저트였었으면 함. 아니면 차라리 먹지말걸 함. 전체적으로 함박 카츠를 자가제조한 데미그라스소스와 내어 놓는 정도로 나름 정성이 느껴지는 가게로 뜨거운 음식의 특성상 한여름엔 인기가 조금 떨어질 수 있겠지만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다시 인기가 올라갈 것 같은 느낌이 들었고 디저트로 나온 화이트초콜릿을 묻힌 홈런볼이 확 깨서 괜찮다로 하려다 메인은 좋았어서 맛있다로 그 외에는 좋은 경험이었던 방문임.
나일롱 부엌
서울 마포구 포은로 12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