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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hanghymn
추천해요
4년

일요일이라 서초역 근처에 갔다가 오늘은 아침에 라면도 끓여 먹지 않고 나왔는지라 배가 고팠는데 점심 먹으러 어딜갈지를 어제 저녁부터 충분히 생각하고 리스트업을 해놓지 않은지라 급히 가고싶다 리스트를 꺼내 보니 지난 번에 키다리아저씨님의 리뷰를 보고 세이브해뒀던 회기 산해관이 생각나는데 전활해보니 전활 안 받길래 휴일인가보다 함. 언젠가는 일요일에도 전활하니 통화가 됐고, 영업을 하는 것 같던데 일요일엔 격주로 영업을 하는건지 아무튼 오늘은 전활 안 받아 포길함. 근처의 시키카츠도 일요일엔 쉬고, 며칠 전에 한유정님의 리뷰를 보고 가고싶다에 세이브해뒀던 합정동 연희중식도 일요일엔 쉬어서 아쉬웠음. 일요일날 영업하고 집에서 먼 델 가기 싫어하는 가족들을 생각해서 비교적 가까운 가겔 찾다보니 어린가족인원은 안 좋아할 것 같지만 세이브해둔지 제법 된 설눈이 근처에 보이고, 오늘 아침에 YennaPPa님의 리뷰에서 봤던 개포동 하영각과 하영각 근처의 햄버거 가게인 원스타 올드패션드 햄버거가 눈에 들어와 그렇게 리스트업을 해두고 가족이 차에 타자 어린가족인원에게 탕수육 먹고 싶냐고 물으니 오뎅이 먹고 싶다고 해서 뭥미였지만 지난 번에 오뎅이 좋았던 빨간오뎅 부산어묵이 멀지 않아 탕수육이나 햄버거를 먹고 들르면 되겠다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가족인원이 창신동완구시장에 가서 슬라임을 사라 가자고 함. 헐.. 그쪽이면 가보고 싶은 곳이 산해관인데 오늘 영업을 안 하는지라 갑자기 머리가 뒤죽박죽이 됨. 아침도 안 먹은지라 가족인원이 배 고프다면서 빨리 출발하자면서 신락원에 가자고 함. 신락원은 나도 좋아하지만 새로운 가겔 가보고 싶었는데 하는 수 없었음. 다행히 차가 안 막혀 금방 도착했고 가게 앞엔 차 2대가 주차되어 있어 좀 더 안쪽으로 들어가 적당히 차를 대고 가게로 향함. 가게로 들어가니 손님이 가득차서 대기를 조금 했고 카운터엔 매번 보는 상냥한 사모님이 아닌 중년의 남자분이신데 미국에서 바이크족의 느낌으로 턱수염을 기르시고 옷도 캐쥬얼하게 입으신 덩치가 좋으신 분이 계셔서 누구신가 했고 계산을 하고 나가는 손님의 어린가족인원에게 캔디를 건네주심. 곧 자리가 나서 테이블에 앉아 메뉴를 보는데 지난 두 번의 방문에서 이 가게는 튀김류를 잘하는 느낌이어서 탕수육과 깐풍기를 맛볼까 했는데 가족인원은 탕수육 중자와 유니짜장 그리고 내가 먹고 싶은 식사를 주문하자고 함. 난 어려서부터 부모님과 중식당에 가면 요리만 먹었던 적이 대부분인지라 식사는 사실 많이 먹어 보지 않았는데 가족인원이 요리 두 갤 시키지 말고 탕수육 한 개와 식사를 시키자고 해서 가게 벽에 붙어있는 겨울시즌 메뉴인 굴짬뽕과 잡탕밥 중에 고민하다 사모님께 여쭤보니 굴짬뽕을 맛보라고 권유하셔서 탕수육 대자와 유니짜장, 굴짬뽕을 주문함. 굴짬뽕은 땡초가 들어가서 맵다는데 살짝 고민하자 맵지 않게도 해 주실 수 있으시다는데 하얀 국물에 매콤한 맛은 괜찮을 것 같아 그냥 원래대로 부탁드림. 단무지와 양파를 맛보니 단무지는 단맛은 별로 없이 짠맛이 돌아 양파가 시원아삭해 더 좋게 느껴짐. 곧 탕수육이 나오나 싶었는데 가져다 주던 아마도 가게 주인분의 아드님인 것 같은 남학생은 다시 가져가나 싶더니 조금 있다 다시 가지고 와서 테이블에 놓음. 사이즈가 조금 작아 보여서 이게 대자인가요?라고 물으려는데 사모님이 주문이 잘못 들어가서 대자가 아닌 중자가 나왔다며 조금 더 튀겨서 가져다 주시겠다고 하심. 양은 푸짐하진 않더라도 제법 됐고 잘 살펴보는데 뭔가 느낌이 살짝 다른게 느껴짐. 일단 이 집 탕수육을 처음 접했었을때 느껴졌던 엄청난 포스가 느껴지질 않고 탕수육의 형태도 그렇고 색깔도 좀 더 흰 빛이 돌게 옅은 색이면서 튀김옷이 공기층을 안에 품고 있으면서 겉은 얇지만 단단하게 보여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고 소스의 색깔도 좀 더 맑은 느낌이면서 투명한 듯 영롱하게 빛나야 하는데 좀 더 탁한 듯 진한 빛이어서 뭔가 다르네 생각함. 젓가락으로 집어 맛을 보니 튀김옷은 얇지만 단단한 듯 가볍게 파삭 부서지지 않고 좀 더 부드러운 식감이었고 소스의 맛도 좀 더 은은한 듯 절묘하게 단 맛이 나지 않고 살짝 더 진한 느낌임. 어린가족인원을 위해 가족인원은 가위로 탕수육을 자르는데 고기는 다 실한 살코기로만 이루어져 있고 잡내같은건 1도 없음. 속으로 아마도 왕기명 셰프님이 아닌 수제자분이나 아무튼 다른 셰프분이 조리했나 생각되서 리뷰에 그렇게 써야겠다라고 생각함. 곧 이어서 굴짬뽕과 유니짜장이 나왔는데 유니짜장은 가족인원이 먹는 걸 한 입 맛을 보니 너무 달달하거나 하지 않고 면은 탄력이 있거나 한 편이 아니고 부들하게 부드러운 타입으로 좀 달라 특별하진 않지만 나름 좋음. 내가 주문한 굴짬뽕도 맛을 보니 너무 맑거나 하지 않고 좀 더 흔한 타입의 굴짬뽕으로 감칠맛이 적당히 느껴지고 가끔씩 땡초나 중국 건고추의 매콤함이 좋은데 역시나 면은 유니짜장과 같이 부들하게 부드러운 타입이었고 굴이 듬뿍 들어있어 역시나 특별하진 않지만 나름 좋음. 양이 적지 않은 것 같아 가족인원과 상의하고 혹시나 탕수육 더 튀겨주기로 한 게 취소가 가능한지 여쭤보니 가능하다고 해서 취소함. 어린가족인원은 탕수육을 맛있게 먹고 소스도 맛있는지 스푼으로 떠먹기도 함. 다 맛있게 먹고 사모님이 가져다 주신 우유푸딩을 먹으면서 둘러보다보니 벽에 걸린 왕기명 셰프님의 사진이 보여 보다보니 어, 아까 카운터에 계셨던 분과 비슷하네 하면서 카운터쪽으로 고갤 돌려보니 그 분이 왕기명 셰프셨음. 헐.. 엄청난 공력이 한 눈에 느껴지지 않았던 탕수육의 비밀이 풀림. 생각했던대로 왕기명 셰프님이 직접 조리하지 않으시고 수제자분이나 아무튼 주방의 다른 셰프분이 조리한 게 확실해짐. 계산을 하니 왕기명 셰프님은 어린가족인원에게 투시팝 캔디를 한 개 건네주심. 차로 향하면서 어린가족인원한테 캔디 먹을건지 물어보니 줄까?하길래 달라고 함. 내가 제일 좋아하는 체리맛이었고 입에 넣으니 진한 체리향이 좋아 미소가 지어짐. 계속 먹을수록 처음 입에 넣었을때의 향긋하고 진한 체리향만큼은 못하지만 그래도 좋음. 전체적으로 이 쪽 동네에서 믿고 방문하는 중식당인 신락원에 오랜만에 방문했는데 첫 대면에서 나를 어버버하게 만든 엄청난 공력이 느껴졌던 명품탕수육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흔한 중식당의 것보단 나았고 이 근처에선 탕수육만큼은 믿고 방문할만한 집인건 여전함.

신락원

서울 동대문구 전농로20길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