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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hanghymn
추천해요
4년

설 연휴에 인천에 온 길에 가족인원의 아버님 생신에 의례히 가게 되는 전가복을 이번에도 가는 걸로 모두가 알고 있었고 예약하라고 하셔서 오늘 아침에 예약하려고 전활하니 익숙한 약간 퉁명하신 사모님께서 전활 받으시는데 29일까지 쉰다고 하심. 헐.. 그동안 웬만해서는 정기 휴일이 아니곤 명절에도 거의 늘 영업을 하셔서 좋았는데 점차 손님이 느는 느낌이더니 오랜만에 쉬시는가 보다 함. 전에 너무 전가복만 가다보니 새로운데도 개척하고 싶어 검색을 해서 볶음밥도 좋고 여러 요리도 좋다고 하고 평점도 높았던 중화방을 찾았고 미리 메뉴도 공부해 가서 메뉴에 없다는 것까지 마치 잘 아는 듯 주문을 했었는데 볶음밥은 볶음밥으로 유명하다고 해서 방문했던 인천 중화반점의 끔찍한 볶음밥이 생각나는 비쥬얼과 색깔, 맛이었고 여러 요리들도 다 별로여서 늘 가는 단골집인 전가복이 근천데 굳이 여기 오자고 했던 나는 식은 땀이 흐르는 가시방석이었음. 그런 안 좋은 기억이 있어서 다른 갈 데를 찾아야 하는데 괜찮아 보이는 아담하면서 음식도 괜찮을 것 같아 보이는 중식당들은 일요일이어선지 설날연휴여선지 다 전활 안 받아서 지난번에 마중산님의 리뷰에서 병어조림등이 좋아보였던 백란과 ANGELA님의 리뷰에서 두부부침등이 좋아보였던 여기 이북할매가 생각났고 전활해보니 두군데 다 영업을 한다고 함. 가족인원한테 얘길하니 어린가족인원들이 먹을만한 게 없다고 해서 지난번 중화방 악몽도 있어서 안 가본데를 자신있게 더 세게 푸쉬하지 못하고 포기함. 그래서 점심은 근처의 장어집에서 먹고 좀 쉬다가 집에 가기 전에 여기 인천까지 왔는데 그래도 어디 한군데라도 들러야지 덜 억울할 것 같아서 혼자 먹을 수 있을 것 같은 여기 이북할매에 고독한 미식가 빙의해서 늦은 오후인 4시 반쯤 들러봄. 가까이 다가가니 진짜로 청량산 자락이어서 주변 분위기가 딱 등산 전후에 들를만한 느낌이고 위치였음. 가게는 단층 주택을 개조한 느낌이었는데 역시나 내가 자란 역삼동 집이 생각나는 오래된 벽돌주택이어서 이미 어느정도 맘에 드는 느낌임. 난 어려서부터 너무 식성이 까다로워서 고기는 소고기 로스구이만 집에서 먹었고 그 외엔 고기는 거의 먹었던 기억이 없음.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두부류는 웬만하면 다 좋아했었고 두부부침을 양념간장에 찍어 먹는거나 두부조림, 청국장에 들어간 두부나 순두부등을 아주 좋아했음. 가게에 들어가니 아마도 예전 가정주택의 마당을 패널을 씌워 실내로 만들어 놓은 것으로 보이는 공간에 손님들이 앉아 각자 주문한 음식을 막걸리와 함께 즐기고 있었고 집 안에도 들어가보니 좌식자리가 있었는데 오늘은 연휴에다 일요일이고 늦은 오후시간이어선지 안에는 손님이 없었음. 자리에 앉아 이미 공부하고 온 메뉴 중에 특히나 궁금했던 콩죽과 두부부침을 주문함. 겨울시즌메뉴인 만둣국도 맛보고 싶었지만 아직 배가 불러 다음번에 맛보기로 함. 조금 기다리니 콩죽이 먼저 나왔는데 옛날 느낌 뿜뿜인 스테인리스 스틸 그릇에 담겨 나온 콩죽은 크림색 콩죽 안에 뭔가 작은 덩어리들이 보이고 사진에서 보이는대로 잘 절여져 적당히 숨이 죽었지만 아삭하면서 시큼한 산미와 원하는 것 보단 조금 더 단맛이 돌았던 김치와 소금, 두부부침을 찍어 먹을 양념간장이 나옴. 수저통에서 수저와 젓가락을 꺼내 콩죽을 맛을 보니 적당히 따뜻하면서 콩죽 안에 든 쌀알은 푹 익혀져 몽글해서 부드럽게 부서지는데 쌀알이 들어가선지 살짝 리조또의 느낌도 나고 따뜻해선지 콩국수 콩국의 따뜻한 버전 느낌이면서 맛은 콩의 고소함과 은은한 달달함이 느껴져 설탕이 들어간건가 함. 소금을 조금만 수저로 떠서 한쪽에 넣어 살짝 비벼 맛을 보니 짭짤해지는데 난 콩국수도 그렇고 굳이 소금이 필요한가 생각되서 한두번 정도만 조금 넣어 먹어보고 은은한 달달함과 콩의 고소함이 좋아 그냥 그대로 먹음. 물은 셀프여서 정수기에서 따라 자리로 돌아왔고 두부부침을 사모님께서 가져다 주셔서 콩죽에 설탕이 들어가는지 여쭤보니 콩이 좋아서 콩 자체에서 나는 단맛이라고 설명해주심. 가져다 주신 두부부침은 6피스였는데 이런 두부부침을 내놓는 가게에서 흔히 보는 좀 두툼하면서 큰 사이즈의 두부는 적당한 크러스트가 생기게 구워졌고 젓가락으로 잘라 양념간장에 찍어 맛을 보니 두부부침의 고소함과 몽글함이 좋고 양념간장은 단맛은 1도 없이 살짝 칼칼짭짤해서 시골느낌이구나 함. 한 입 베어 문 두부부침의 안은 엄청 뜨거워 찬물을 마심. 금방 두부부침을 순삭하고 주방쪽을 처다보면서 엄마, 두부부침 좀 더 주세요 하면 엄마가 그래 하시면서 더 가져다 주실 것 같은 느낌이어서 순간 목이 맴. 다른 테이블의 손님이 콩죽을 주문하니 여사장님은 이제 다 떨어졌다고 하심. 헐.. 불과 2-30분 전에 주문했었는데 나도 맛을 못 봤을뻔했다며 가슴을 쓸어내림. 접시에 남은 두부맛이 배어있는 기름+물을 수저로 싹싹 긁어 먹고 일어남. 전체적으로 ANGELA님의 리뷰에서 보고 좋아보여 가고싶다에 세이브해뒀었고 최근에 Colin B님도 다녀오셨길래 인천에 온 길에 들러봤는데 두부맛집을 많이 다녀보진 못했지만 음식들이 다른 두부맛집에 비해 특별하게 더 좋은 맛이거나 한 그런 건 아니었지만 옛날 가정집을 개조한 옛날 느낌 뿜뿜인 가게의 옛날 느낌도 그렇고 가게 분위기나 여사장님 및 이모님들과 손님들도 이런 가게와 어울리는 느낌이어서 좋았던 방문이었음.

이북할매

인천 연수구 청룡로50번길 10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