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가겐 야구소년님의 리뷰에서 보고 가고싶다에 세이브해뒀던 집인데 난 짜장면이나 짬뽕을 딱히 좋아해 본 적은 없어 중식당에 짜장면이나 짬뽕만을 먹으러 가 본 기억은 특별히 맛있다는 집 말고는 거의 기억이 안 날 정도로 평소에 즐기진 않음. 하지만, 야구소년님의 리뷰에서 본 수정각이란 레트로 느낌 뿜뿜인 가게 이름과 짜장면의 면 위에 올려진 메추리알과 완두콩이 뭔가 클래식한 느낌이어서 메추리알을 딱히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괜히 감성이 자극됐고 그래선지 궁금해 우리집에서 엄청 먼 예전엔 이름만 들어봤고 어디에 위치해 있는 동네인지도 몰랐었는데 최근에 이쪽 동네에 몇 번 오게 되면서 위치를 알게 된 여기 도봉동에 위치한 수정각으로 향함. 이 집이 아마 이쪽 동네에서 가봤던 가게 중 제일 북쪽에 위치한 느낌이어서 조금만 더 북쪽으로 가면 DMZ라도 나올 것 같은 기분임. 가게는 대로변에서 실짝 들어가니 나타났고 아담하고 수수한 외관의 가게로 들어가니 순간 어디 시골에 있는 그 동네에 유일한 중국집에 방문한 느낌으로 가게 뒷편 주방 앞 벽에는 사진에서 본 진짜 파는 담배를 전시해 놓은 선반도 있었음. 내가 온 줄 모르시고 열심히 티비를 시청하던 사장님과 사모님은 인기척을 내니 자리에서 일어나시고 메뉴는 딱히 볼 것도 없이 유니짜장을 부탁드림. 먼저 레트로 느낌 뿜뿜인 플라스틱 컵에 물을 가져다 주시고 기다리면서 혹시나 정성스럽게 조리해 주신다고 내가 기대하는 간 고기가 아닌 덩어리 고기를 직접 칼로 잘게 썰어 볶아 짜장소스에 넣어 내어주시면 혹시나 먹다가 고기의 질깃함이나 미끄덩거림이 느껴지면 그런 식감에 예민한 나는 그 순간 헛구역질이 나오면서 게임오버인데라고 은근히 걱정을 하면서 기다림. 야채를 썰고 이런저런 소리가 주방에서 들리고 10여분쯤 지나 조리하는 소리가 멈추곤 사모님이 트레이에 유니짜장과 단무지, 양파, 춘장, 수저를 올려 가져다 내 앞에 놓아주심. 유니짜장소스를 살펴보니 다진 양파등의 야채와 다행히도 썬 고기가 아닌 간 고기가 듬뿍 들어있고 기름이 안 들어가거나 아주 조금만 들어갔는지 윤기 대신 물기가 살짝 자작하게 보이나 싶었는데 면 위에 부으니 덩어리 져 쏟아지고 젓가락으로 면과 비비려는데 역시나 기름기가 거의 없는 느낌으로 짜장소스가 거의 수분으로만 뭉쳐져 있어 면과 잘 안 비벼지는 느낌이어서 덜 찐득한 느낌의 라구 파스타나 포가의 마늘쫑면, 신성각의 간짜장, 홍릉각의 육미짜장 같은 느낌으로 그래도 비비면 면 색깔이 검게 변해 비벼지나보다 함. 짜장소스는 면에 달라 붙지 않고 군데군데 짜장소스끼리만 뭉쳐 있어 왜 수저를 가져다 주셨는지 이해를 함. 면은 흔한 탄력이 있는 면이었고 짜장의 맛 역시 소스의 제형만큼이나 흔치 않은 느낌으로 야채와 간 고기를 넣고 볶다 기름은 거의 안 들어가고 야채에서 나온 수분에 춘장과 설탕을 조금 넣고 볶아 완성한 느낌과 맛으로 은은히 달달해 야채의 달달함에 설탕의 달달함이 더해진 느낌으로 조금만 더 달달했으면 별로였을텐데 그렇지 않을 정도로까지만 은은히 달달해서 다행이었고 거의 야채짜장처럼 느껴질 정도로 담백하지만 간 고기가 들어가선지 감칠맛이 더해져 신촌의 효동각 짜장면이 야채만 들어가서 담백하길 기대했지만 고기의 감칠맛 없이 좀 과하게 달달하다 보니 살짝 비위가 상하는 느낌이던 거와 달라 달달함 자체는 좋은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확실히 먹기에 나은 느낌임. 중간에 단무지를 맛보니 단무지는 흔한 맛이었지만 양파는 춘장에 찍어 맛을 보는 순간 춘장 맛이 시큼해서 한두번만 찍어 먹고 단무지만 먹게 됨. 양이 특별히 많거나 한 느낌은 아니어서 금방 순삭하고 자리에서 일어나 계산을 하면서 사모님께 설탕이 좀 들어가나요? 여쭤보니 조금 들어간다고 하시며 야채가 요즘 제철이어서 야채의 단맛에 설탕의 단맛도 조금 더해지는데 달달한 걸 싫어하시나보다라고 하셔서 그런 건 아니라고 대답하고 나옴. 전체적으로 짜장면의 면 위에 올라간 메추리알과 완두콩의 비쥬얼 그리고 난 워터리한 소스보단 되직한 소스를 좋아해서 궁금해 급 방문해봤는데 만약 이런 느낌의 짜장면을 처음 접했다면 새롭고 맛있다라고 느껴졌겠지만 신성각이나 홍릉각 등에서 이미 비슷한 느낌의 짜장면을 경험했어서 기대보단 덜 특별한 느낌이었고 효동각의 것보단 확실히 더 내 취향이지만 전체적으론 여전히 새롭더라도 거리나 가격을 생각한다면 메리트가 좀 딸어지는 느낌이어서 도봉동에 일부러 맛보러 올 정도까진 아니게 느껴졌고 다만 근처에 간 길에 좀 특별한 짜장면을 맛보고 싶거나 아니면 좀 특이하니 한 번쯤은 맛보러 들를만하다고 생각된 방문이었음.
수정각
서울 도봉구 도봉로157길 7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