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까스전원에 빈자리가 없어 밖에서 기다리는 중에 가고싶다에 세이브해둔 가게가 근처에 있나 보다 보니 여기 만나떡볶이가 200미터도 안되는 거리에 있길래 등심까스를 먹고 배가 적당히만 부르면 들르려고 했는데 막상 밥과 양배추 샐러드까지 리필을 해서 먹고 나오니 배가 불러 떡볶이를 먹지 못할 것 같은 느낌인데다 등심까스 맛의 여운을 즐기고 싶어서 스킵할까 했는데 언제 다시 일부러 올까 싶은데다 마침 컵볶이도 메뉴에서 봤었어서 들러보기로 함. 컵볶이는 1천원이어서 차에 다시 가서 현금을 챙긴 후 가게로 걸어감. 난 떡볶이가 푹 익거나 소스가 걸쭉한 것 보단 금방 조리해서 비교적 푹 익지 않고 소스도 살짝 옅은 타입을 좋아하는데 떡볶이가 내가 싫어하는 타입이면 먹지 않기로 하고 가게에 들어가 끓고 있는 떡볶이를 보니 다행히도 내가 좋아할 것 같은 금방 조리되고 살짝 옅은 점도의 것이어서 먼저 온 손님들의 주문이 끝난 후 컵볶이 한 개를 부탁드리니 주문을 받은 아마도 오너이신 것 같은 할머님의 손자인 것 같은 젊은 남자분이 할머님께 컵볶이를 얘길하고 할머님께서 컵에 떡볶이를 넣어 건네주심. 난 어려서부터도 호떡은 좋아했지만 떡볶이는 그다지 좋아해 본 적이 없고 그래서 많이 먹어보지도 않았지만 그래도 맛있는 떡볶이가 있으면 찾아보는데 신전떡볶이나 홍대 우리동네미미네는 좋아하지만 그렇다고 딱히 맘에 쏙 드는 느낌은 아니고 다른 유명 떡볶이집은 더욱이 맘에 들었던 적은 없었음. 하지만 지금 건네주신 컵볶이에 담긴 떡볶이를 보니 떡볶이 위에 큼직한 파도 보이고 적당히 옅은 양념에 고춧가루도 보여 은근 기대감이 올라가는 느낌임. 떡볶이 한 개를 찍어서 입에 넣었는데 순간 어렸을때 초등학교 앞 떡볶이집으로 시간 및 순간이동을 한 느낌이어서 눈이 번쩍 떠지는 느낌임. MSG의 감칠맛도 적당히 뿜뿜이면서 은은한 달달함이지만 물엿이나 그런 단맛의 소스가 뭔지 확연히 느껴지는 수준 낮은 달달함이 아닌 달달함이 은은하게만 느껴지는 수준 높은 달달함이고 매콤함은 조금만 느껴져 어렸을때 맛봤던 바로 그 맛이어서 이런 맛의 떡볶이를 이렇게 어처구니 없이 아무런 맘의 준비도 없이 불쑥 만나는 건가 싶어 기쁘면서도 허탈한 느낌이어서 헛웃음이 나옴. 떡볶이 떡도 너무 푹 익거나 너무 덜 익지 않고 적당히 익어 쫀득해서 좋음. 맛있게 다 먹고 국물까지 마신 후 가게를 나섬. 내가 어렸을때부터 기억하는 소위 국민학교 앞 떡볶이가 너무도 뜬금없이 불쑥 내 맘의 준비도 없이 찾아와 순간 눈 앞이 뿌옇게 됨. 전체적으로 예전에 권오찬님의 리뷰에서 보고 가고싶다에 세이브해뒀던 가게여서 들러봤는데 어릴적 기억 속의 떡볶이 맛이어서 기쁘면서도 맘의 준비없이 만나서 허탈하기도 했던 추억 뿜뿜인 방문이었고 근처에 왔을때 재방문해서 떡볶이를 비롯해 다른 메뉴들도 맛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던 기분 좋은 방문이었음.
만나 떡볶이
서울 성동구 왕십리로24길 27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