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가게는 며칠전 Chanwook Lee님의 리뷰에서 보고 가고싶다에 세이브해뒀던 집인데 날도 쌀쌀해져 더 추워지기 전에 들러봄. 가게는 후암동 대로변에 있었고 흔한 우리나라음식을 내놓는 가게는 혼밥손님을 덜 좋아하는 경우가 많아 점심시간을 지나 들르니 여전히 손님은 많았지만 자리가 없거나 하진 않았고 방명록을 작성 후 안내받은 자리에 앉아 QR코드 체크인과 체온을 측정함. 메뉴를 보니 동태탕과 동태내장탕이 궁금한데 차이점을 이모님께 여쭤보니 동태내장탕엔 동태의 간인 애가 추가로 들어간다고 하셔서 동태탕을 즐기거나 많이 먹어보진 않아서 명칭은 잘 모르지만 애가 내가 좋아하는 푸와그라 비슷한 녹진한 맛의 내장인 것 같아 애가 들어간 동태내장탕 1인분을 부탁드림. 먼저 물이 든 피처와 콩나물무침, 김치, 고추장아찌가 반찬으로 나오고 공깃밥도 나옴. 곧 가게 이름처럼 양푼이에 담긴 동태내장탕이 버너 위에 얹어지고 3분 정도 끓인후부터 먹기 시작하시면 되고 애는 10분 정도 후에 먹으면 된다고 알려주심. 난 1인분이어서 아담한 사이즈의 양푼이에 담겨져 나올 줄 알았는데 사이즈가 커서 흔한 뚝배기의 3-4배쯤 되어 이걸 다 먹을 수 있을까 하게 됨. 동태내장탕이 바라락 끓기 시작하고 미나리와 콩나물의 숨이 적당히 죽은 후에 국자로 뭐가 들었는지 살짝 휘저어보니 큼지막하진 않은 동태 두 피스와 이리, 애, 얇게 썰은 무가 들어있고 애는 두고 나머지를 앞접시에 덜어 동태 가시를 쉽게 바르고 맛을 보니 최근에 들렀었던 종로 광주식당의 것보다 동태의 사이즈는 작지만 동태 자체에 안 좋은 짭짤함이 배어있거나 하지 않아 깨끗한 맛이 좋고 추가주문이 가능한 두부가 들어있었으면 더 좋았겠지만 광주식당의 은은한 시큼함이 느껴졌던 저렴함 뿜뿜인 두부라면 딱히 아쉽진 않음. 국물을 맛을 보니 MSG 뿜뿜이 아닌지 마늘향과 민물새우의 시원함이 좋은데 내가 기대했던 만큼의 진함보다는 옅은 맑은 시원함이지만 그래도 좋음. 버너의 불을 낮추고 10분쯤 지나 국물이 좀 더 존 후 다시 앞접시에 덜어 맛을 보니 이제 드디어 국물 맛이 내가 기대하던 좀 더 진한 동태탕 국물의 맛이어서 미소가 지어지고 이럴 줄 알았으면 처음엔 조금만 맛을 보고 점차 더 끓으면서 국물이 진해질수록 좀 더 본격적으로 먹는 게 좋을 것 같은 느낌임. 애도 건져서 맛을 보니 동태 자체의 사이즈가 작은 거여선지 그리고 이렇게 적당히 작아야 단가가 맞을 것 같은 느낌이지만 아무튼 볼륨감은 아쉬워도 나름 녹진한 식감과 맛이 맘에 들어 그래 이거지 함. 밥은 셀프 리필이어서 밥을 뜨는데 이모님이 육수도 좀 리필해 드릴까요 물으시는데 괜찮다고 말씀드리고 자리로 돌아와 마지막 남은 건더기와 국물을 앞접시에 던 후 먹으니 이젠 제법 진해져 국물이 졸음에 따른 동태탕 국물의 농도 변화도 재밌어서 맑고 시원한 국물이 좋으면 오래 끓지 않았을 때 먹는 게 좋고 좀 더 진한 맛이 좋으면 조금 더 오래 끓여서 먹으면 좋을 것 같은 느낌임. 흔한 뚝배기의 3-4배쯤 되는 양푼이 동태탕 1인분을 다 먹고 일어서니 거의 임신 7-8개월 정도의 임산부가 된 것 같은 느낌임. 인스턴트 커피는 별로 안 좋아하지만 입구쪽에 커피도 있어 왠지 마셔야 할 것 같아 계산 후 한 잔 타서 가겔 나옴. 전체적으로 국물에 고기가 들어간 건 아직도 약간 두려움이 있어 차라리 이런 생선류가 들어간 탕이 좋은 느낌이고 날도 추워지는 것 같아 더 추워지기 전에 들러봤는데 3분만 끓인 후에 맛봤을 땐 너무 맑고 시원한 느낌이어서 종로 광주식당보단 좋지만 확실히 좋은지는 모를 것 같은 느낌이었는데 버너의 불을 약불로 낮추고 국물이 좀 더 졸면서 다시 맛을 보니 내가 기대하던 좀 더 진한 맛이 나와 맘에 들었고 가격은 광주식당보다 4천원 더 비싸지만 동태내장탕을 주문하면 애도 들어있고 양푼이의 볼륨감이 좋아 광주식당보단 확실히 만족스러웠던 방문이었음.
양푼이 동태탕
서울 용산구 후암로 18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