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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창

추천해요

3년

제주 남원의 해장국 맛집. 별맛 해장국. 별 맛 아닌 줄 알았더니 별미인 해장국. 큰 길가 작은 식당. 정겨운 조그마한 아크릴 간판. 간유리와 알미늄샷시로 된 문에 큼지막하게 해장국 전문이라고 쓴 노포. 테이블은 딱 세 개. 길건너 교회 권사님이 오래 운영하다, 아무 혈연도 없는 같은 교회 권사에게 레시피와 운영을 물려 줬다 하는 식당. 그 스토리에 따로 묻지 않아도 믿음이 간다. 메뉴는 단 하나. 소고기가 듬뿍 들어간 해장국. 대체로 단일 메뉴인 식당은 괜찮다. 선택했고 집중하기 때문에. 선지는 디폴트로 들어가는 데 뺄 수도 있다. 해장국은 간 할 필요가 없이 마알간 국물. 국물이 건강하다. 파다데기가 듬뿍 올라 있다. 시래기와 콩나물을 천천히 국물과 함께 건져먹고 번갈아 소고기를 건져 즐긴다. 소고기는 사태를 썼는데 그 양이 참 푸짐하다. 양평식 내장은 없이 단순하고 또 깔끔하다. 국물의 뒷 맛이 향이나며 조금 칼칼한데 무엇으로 이 맛을 내는지 여쭤보니. 후추라 하신다. 후추. 아 이게 킥이구나. 보라색 나는 흑미밥은 뜨겁게 내어 좋다. 기본 찬은 양파, 막장, 다데기, 풋고추, 잘 익은 깍두기와 자리젓. 제일 맛 날 타임의 새콤한 깍두기, 제일 맛있는 사이즈의 정육면체. 깍두기도 해장국처럼 손님마다 각각 그릇에 담아 낸다. 국물 많은 깍두기는 젓갈내 없이 시원하다. 이 집 찬에 꼬릿한 자리젓이 나온다. 제주의 찬. 자리젓 한 젓갈을 뜨거운 흑미밥에 한 술 올리면 제주에 있다는 걸 새삼 일깨워 준다. 해장국과 번갈아 먹으면 더 맛있다. 들깨가루 통이 있으나 들깨 넣지 않아도 충분히 구수하고 맛있는 해장국. 새벽에 손님들이 줄을 선다 한다.손님들이 벽에 해 논 낙서 중. ‘떡은 사람이 될 수 없으나, 사람은 떡이 될 수 있다’. 과음 후에는 해장국. 배꼽 잡았다. 이 집 해장국을 마시면 떡이 금방 사람이 될 듯 하다.

별맛해장국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 남한로 22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