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포를 즐기는 한 방법 갓포에서 생선회 모둠은 시작으로 무난한 선택이다. 조미의 요리가 아닌 재료 본연의 맛. 사시미. 한 가지 생선이 아닌 12가지 다양한 사시미를 한 점씩 천천히 즐길 수 있는 보편적 스타터. 이 것만으로도 좋다. 겨울이라 방어, 전갱이, 삼치, 참치 등이 올랐고 살짝 구운 갈치도 맛 볼 수 있었다. 북방조개도 큼지막하게 썰어냈고, 찐전복, 관자 등 구성이 돋보였다. 흰살 붉은살 어패류 골고루 다 맛 보았다. 그 다양함. 간장에 와사비만으로도 좋지만 아키에서 사시미를 더욱 맛있게 즐기는 방법은 고도와다를 시켜 회를 찍어 먹는 것인데. 아키의 고노와다가 좀 특별하다. 고노와다는 자연 그대로 내면 덩어리지기도 하고 끊기지 않아 불편하기도 하고, 또 향이 너무 강하고 반대로 물을 타서 묽게 되면 맛이 없고 주르륵 흘러서, 고노와다는 적절한 점도를 조절하는 게 중요하다. 아키의 고노와다는 여러 재료를 함께 섞어 넣은 하나의 독립된 요리. 도미살을 잘게 다져 넣고 고노와다를 넣은 후 연어알과 채썬 마와 파를 올리고 노른자를 얹어 내는데 이 마와 노른자가 적절히 농도와 점도를 조절하여 생선을 찍어 먹기 딱 좋을 정도의 식감을 만들어 준다. 고노와다가 간장처럼 딸려 나오는 게 아니고 따로 주문해야 하지만 충분히 맛 볼 가치가 있다. 도밋살은 살강살강, 이쿠라는 팡팡 터지고, 마는 사각사각 씹히고, 노른자와 와다는 고소하고 간간하게 사시미들을 입안에서 섞는다. 주문 순서는 자연 그대로의 맛에서 조미가 강한 순서로 진행하면 좋다. 사시미 후에는 생선구이. 담백하게 소금으로 구운 금태구이로 익힌 생선의 따듯하고 고소한 맛을 즐긴다. 꽤 실한 크기의 금태 어제의 원 픽. 생선을 맛보았으니 그리고 담백함을 즐겼다면 이제는 육류. 육류로는 츠쿠네 한 피스 그리고 게살크림고로케로 기름의 맛을 본다. 요리의 수준을 알 수 있는 선택. 고소함. 그 다음은 스키야키 우동전골. 미리 야채와 면에 와리시타를 자작하게 붓고 끓이며 고기를 익혀 먹는 관동식. 이태원에 낸 타카의 스키야키와 같은 방식. 고기가 얇았던 게 유일한 흠. 푸짐하고 달고 짭잘한 쇠고기와 우동면을 마지막 요리로 마무리하면, 육해공 및 탄수화물의 겨울철 갓포아키의 나만의 코스요리가 된다. 갓포는 이것저것 골고루 맛 볼 수 있어 참 좋다. 시니어들이 맛있게 먹는게 보기 좋았던지 쉐프가 꽤 많은 우니를 서비스로 내어 장단을 맞추는 센스에 모두 two thumbs up 을 날려 준 기분 좋은 저녁이었다.
갓포아키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45길 8-3 쿠키빌딩 2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