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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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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조용하지 않은 이자카야 조용 예약시간 6시반에 갔는데도 이미 젊은 손님들로 들어차 있는 활기 찬 식당. 가격이 저렴하고 여러 가지 맛난 안주거리가 있으니 인기가 있는 모양이다. 시끌시끌한 이 분위기가 코시국이라 하더라도 오랜만에 좋다. 모둠 사시미가 시그니쳐. 매무새가 투박하게 저민 횟감들을 오석 플레이트에 오밀조밀 늘어 놓았다. 이인분 3.5. 일인 추가 1.7 이니 사인분 시키면 6.9. 횟감들의 질, 숙성 정도 등 아쉬운 점이 많지만 가격을 감안하면 구성도 좋고 그만하면 안주감으로 괜찮다. 프로슈토아보카도는 전채요리로 시켰는데 사시미 플레이트보다 늦게 나왔다. 주문이 일시에 몰리니 쉐프 두 사람 서버 한 사람이 감당하기에는 일손이 딸리는 듯하다. 엔가와에서 가시가 씹힌다. 서버에게 알려주니 쉐프가 바쁜 와중에도 눈을 마주치며 송구한 인사와 함께, 주문한 후토마키에 우니를 서비스로 듬뿍 얹어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젊은이들이 괜찮군. 자기의 실수를 쿨하게 인정하고 송구한 마음의 표시를 보기가 어려운 세상인데. 위기 보고와 처치 및 응대 시스템도 바로바로 잘 가동되는 듯 하다. 콧대 높은 고급식당보다 훨씬 잘 한다. 이러니 더 많이 팔아 줄 수 밖에. 닭튀김, 나폴리탄으로 내 닫는다. 이 케첩으로 맛을 내는 나폴리탄 참 오랜만이다. 쉐프가 메뉴에도 없는 동죽탕과 소시지스파게티를 서비스로 내니 다시 스키야키와 삽겹살온소바 주문으로 응대했다. 이 바람에 넷이 배가 터질 뻔 했는데 기분은 훈훈했다. 깔끔한 오마카세도 좋지만 좀 투박하더라도 정감있는 식당, 음식이 아니라 마음을 대접하는 식당, 꽉 막힌 식당이 아니라 손님들과 교감하려 애쓰는 식당이 더 끌린다. 서로의 마음을 알아주는 오래된 친구들처럼.

조용

서울 송파구 위례성대로18길 31-8 방이빌딩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