깔끔한 오리 골프는 매일 닭장에 가서 한두시간 두드리지 않는 한 운동보다는 놀이와 사교에 가깝다. 긴밀하게 하고 싶은 얘기는 훼어웨이에서 한다. 그리고 운동을 마친다음 함께 밥을 먹는다. 밥을 같이 먹는 건 사교의 중요한 부분이다. 우리나라 클럽하우스 식당 식사는 대부분 비싸기도 하거니와, 맥주 와인 한두잔만 해도 먼거리 비싼 요금으로 대리운전해야 하니, 차라리 서울에 와서 저녁 먹고 헤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 식당이 거기에 딱이다. 수서에 있고 주차장도 꽤 넓고 식당도 널찍하고 음식도 맛있고. 오리 바베큐는 미리 익혀 두툼하게 썬 가슴살을 가지런히 해 낸다. 한 조각이 두툼하다. 조금만 얇으면 식감이 더 좋을 듯 하다. 불판에 따끈하게 데워 기름이 자르르르 돌게 한 후 무쌈에 싸도 좋고, 새콤한 겨자장에 찍어 먹어도 좋다. 밑반찬들이 깔끔하다. 고기 양은 넷이 나누어 먹어도 충분하다. 이야기도, 불판도, 오리고기도 무르익는다. 바베큐샤브샤브 세트는 바베큐 다 구워 먹은 후, 오리살을 냉삼처럼 저민 한 판을 야채와 함께 전골로 먹는다. 오리 샤브샤브 양은 그리 많지 않다. 야채와 고기 먹고, 국수 말아 먹고, 남은 국물로 죽을 만들어 먹으면 푸짐한 코스요리 오리 밥상이 된다. 오리를 많이 그린 날(2. 더블 보기, 오리 모양 숫자) 어찌 하오리. 그래도 오리는 맛있다. 러셔스님 덕에 좋은 식당이 내 골프장 맛집 리스트에 올랐다. 또 오리!
애란궁
서울 강남구 광평로 220-12 1층